세계 최고령으로 추정되는 암컷 고릴라 파투가 13일(현지시간) 69번째 생일을 맞았다. 인간 나이로 100세가 넘는 파투는 이날 독일 베를린동물원에서 당근과 방울토마토 등이 들어간 바구니를 생일선물로 받았다.
인간 나이로 100세를 훌쩍 넘긴 파투를 비롯해 남대서양 세인트헬레나 섬의 193세 거북이 조너선과 영국에 거주하는 30세 고양이 플로시 등 지구 곳곳에서는 종의 평균 수명을 극복한 ‘초고령 동물’들이 생존하며 생명의 경이로움을 증명하고 있다.
◆ 술값 대신 맡겨진 고릴라…노화증상 뚜렷해
이날 독일 현지매체 등에 따르면 베를린동물원에서 파투의 69번째 생일잔치가 열렸다. 파투는 세계 최고령 고릴라로 기네스북에 올라 있다. 고릴라의 수명은 35∼45년으로, 파투는 인간으로 치면 100세를 훨씬 넘긴 나이라고 현지매체들은 전했다.
지난해에 이어 생일잔치에 참석했다는 토르스텐 쇠네(63)는 “작년과 별다른 차이가 보이지 않는다”며 “노부인의 건강한 모습을 다시 보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동물원 측은 파투가 1957년 야생에서 태어났다고 추정하고 4월 13일을 생일로 정해 기념하고 있으나 이는 정확하지는 않다. 서아프리카에서 파투를 데려온 프랑스 선원이 1959년 마르세유의 술집에 술값 대신 파투를 두고 갔고 술집 주인이 베를린동물원에 기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파투는 노화증상을 뚜렷하게 보였다. 이미 치아가 다 빠지고 눈도 흐릿하며 관절염으로 움직이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육사 제니퍼 한은 “좋은 날도 있고 나쁜 날도 있다. 상태가 들쭉날쭉하다”며 “70살까지 살 수도 있지만 내일 아침에 일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고종보다 나이 많은 거북이…여전히 정정해
멸종 위기종인 세이셸자이언트거북이인 조너선의 생일은 1834년 12월 4일로, 1852년생인 고종과 비교할 때 조너선이 18살 더 많다. 현재 나이는 193세다.
조너선은 1882년 세인트헬레나 섬으로 이주했고, 암컷 거북이 에밀리 등 다른 세이셸자이언트거북들과 함께 지내고 있다. 섬에 거주하는 4마리의 거북이는 관광 명물로 이름을 날리고 있으며, 2022년 1월에는 조너선이 세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육상 동물로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렸다.
조너선은 과거보다 노쇠하여 백내장을 앓고 있고, 후각도 약해졌다. 하지만 청각은 여전히 뛰어난 편이며 관광객들의 소리에 자주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30번째 생일 맞은 길고양이…기네스북에 등재돼
최근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고양이 플로시가 서른 번째 생일을 맞았다. 플로시는 지난 2022년 26세의 나이로 기네스 세계기록에 ‘현존하는 최고령 고양이’로 등재됐으며, 인간 나이로 치면 130세가 넘는다.
1995년 12월 29일 영국 머지사이드의 한 병원 인근에서 태어난 플로시는 길고양이 무리 속에서 지내다 병원 직원에게 입양됐다. 이후 여러 주인을 거쳐 현재 주인인 비키 그린과 함께 지내고 있다.
플로시는 고령으로 인한 청각 장애와 시력 저하를 겪고 있지만 전반적인 건강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린은 “어둠 속에서는 잘 보지 못하고 낯선 환경에서 다소 혼란스러워했지만 지금은 매일 밤 내 품에서 편안히 잠든다”고 근황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