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전 안전공업 화재 당시 직원이 화재경보음을 임의로 끈 것으로 확인됐다.
대전경찰청은 지난달 20일 안전공업 화재 당시 관리자가 화재수신기 사이렌과 주경종·지구경종, 방송 등 경보음 스위치를 모두 차단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은 불이 난 동관 건너편 본관 2층 통신실에 별도로 설치된 화재경보기에 사무실 직원이 경보음이 울린 직후 최초로 접근한 점을 확인했다. 화재 당시 해당 화재경보기에는 사이렌 버튼 등 모든 스위치가 전부 꺼져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통상 화재경보기가 울리면 감지기 위치를 확인해 실제 화재 여부를 점검한 지 이상이 없을 경우 경보기를 끄는 게 정상 절차이다. 그러나 안전공업에선 이런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경찰은 판단하고 있다. 실제 본관 2층 화재경보기 옆엔 경보 해제 방법이 안내문 형태로 코팅돼 부탁돼 있었다.
경찰은 “평소에도 오작동이 잦아 경보가 울리면 버튼을 눌러 끄는 동시에 감지기 위치에 사람을 보내 확인하는 방식으로 대응해 왔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며 “오작동과 경보기 조작이 혼재해 이같은 관행이 지속됐고 화재 당일에도 반복됐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직원은 이전에 경찰에 “경보기를 끄는 버튼이 아니라 다른 버튼을 조작했다”고 진술했다가 번복했다. 직원은 1차 경찰 조사에서는 “직접 경보기로 가 어떤 버튼을 눌렀다”고 진술했으나 해당 버튼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고 2차 조사에서 다른 버튼을 눌렀다며 진술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날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받는 안전공업 임원진 3명을 추가로 입건했다. 앞서 경찰은 손주환 대표를 포함한 경영진 3명과 안전관리 책임자 2명 등 5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이날까지 안전공업 전·현직 관계자 86명과 유족 14명 등 113명을 조사했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물 분석과 관련자 조사 등을 계속 이어 나가고 있어 입건자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