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시간이 부족하거나 지나치게 길 경우 우울 증상이 나타날 위험이 크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5 지역사회건강조사’ 심층 분석 결과에 따르면, 하루 6시간 이하 또는 9시간 이상 수면하는 경우 우울 증상 발생 위험이 적정 수면군(7~8시간)보다 2.1배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조사 대상은 전국 19세 이상 성인 약 23만명이다.
이번 분석에서 수면은 우울 증상과 가장 밀접한 요인으로 확인됐다. 수면 외에도 사회적 관계와 생활습관 역시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친구와의 교류가 월 1회 미만일 경우 우울 위험은 2.0배, 이웃 간 신뢰가 낮은 경우는 1.8배 높았다. 건강행태 측면에서는 흡연 1.7배, 신체활동 부족 1.2~1.4배, 고위험 음주 1.3배 순으로 위험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우울 증상 유병률도 증가세를 보였다. PHQ-9 검사에서 10점 이상을 받은 비율은 2017년 2.7%에서 지난해 3.4%로 25.9% 늘었다. 해당 점수는 임상적으로 우울증 가능성이 있어 의료기관 방문과 전문가 상담이 권고되는 수준이다.
취약 계층에서 위험은 더욱 두드러졌다. 여성은 남성보다 1.7배 높았고, 기초생활수급 가구는 미수급 가구보다 4.6배 높은 유병률을 보였다. 1인 가구는 2인 이상 가구 대비 2.3배 높았으며, 월 소득 200만원 이하 집단은 2.6배, 70대 이상 고령층은 1.7배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70대 이상 1인 가구의 유병률은 8.9%로 전체 평균(3.4%)의 2.6배에 달했다.
정신건강 상담 이용률은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1년간 우울감을 경험한 성인 중 전문가 상담을 받은 비율은 2016년 16.5%에서 지난해 27.3%로 상승했다. 다만 여전히 충분한 수준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우울증 위험군은 20~30대 여성, 70세 이상 고령층, 1인 가구, 무직, 저소득층으로 확인됐다”며 “주요 요인은 과다·과소 수면”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울증 예방을 위해서는 적정 수면과 사회적 관계 유지, 건강한 생활 습관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