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14일 중동 전쟁 당사국들에 “평화를 향해서 용기 있는 걸음을 내디뎌 달라”고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스라엘을 향한 비판 메시지와 함께 “어떠한 상황에서도 국제인도법은 준수돼야 한다”며 ‘보편적 인권’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고 있는데, 이날 발언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형사 처벌이라는 게 너무 남발돼서 도덕 기준과 형벌 기준이 구별이 안 되는 상황이 돼버렸다”며 국내 형벌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뜻도 내비쳤다.
①李 “당분간 고유가 계속”…유류 사용 절감 노력 당부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겸 제5차 비상경제점검회의 모두발언에서 “전쟁 당사국들도 보편적 인권 보호의 원칙 그리고 역사의 교훈을 바탕으로 세계가 간절히 바라는 평화를 향해서 용기 있는 걸음을 내디뎌 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원론적 입장 표명 수준의 발언이지만, 최근 이 대통령이 엑스(X)를 통해 이스라엘 관련 메시지를 잇달아 내며 반인권적·반국제법적 행위에 비판적 입장을 보여온 상황에서 나온 언급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중동 전쟁 상황에 대해선 “지난 주말에 진행된 종전 협상이 합의점을 제대로 못 찾는 것 같다”며 “당분간은 글로벌 에너지, 원자재 공급망의 어려움, 고유가가 계속될 것”이라고 짚었다. 현 비상대응체제를 확고하게 다져나갈 필요성을 언급한 이 대통령은 “‘전쟁 추경’이 확정됐는데, 발 빠른 민생 현장 투입이 시급하다”며 “대체 공급망 개척, 중장기 산업구조 개혁, 또 탈플라스틱 경제 실현 등을 국가 최우선 핵심 전략 프로젝트로 추진해주면 좋겠다”고 국무위원들에게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석유 최고가격제’가 결국 세금으로 운영된다는 점을 언급한 뒤 “일부에서 ‘(최고가격제로 석유) 소비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소비 절감을 해야 될 상황인데 가격을 이렇게 내려놓는 게 100% 잘한 일이냐’ 등 반론이 있는데, 일리 있는 지적”이라며 국민들에게 유류 사용 절감 노력을 요청했다.
②李대통령 “죄형법정주의 사실상 무너져…‘검찰 국가화’됐다는 비난까지”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법무부·재정경제부의 ‘형벌 합리화 방안’에 대한 보고를 받고는 “지금 드러난 현상들로는 ‘죄형법정주의’가 사실상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현 상황으로는 사법·형벌국가화를 피할 수 없다는 게 이 대통령의 문제의식이다.
이 대통령은 “웬만한 것은 다 형벌로 처벌할 수 있게 돼 있으니까 검찰, 수사기관의 권력이 너무 커져서 심지어 ‘검찰 국가화’됐다는 비난까지 생기고, 사법 권력을 이용해 정치를 하는 상황까지 오고 말았다”며 “규정이 너무 모호하고, 그것을 또 확장해석하고 심지어 조작하고 이러다 보니까 기준이 없는 사회가 돼버린 것이다. 이게 가장 원시적인 사회”라고 진단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평소에는 적용도 안 하다가 미운 사람만 딱 찍어서 ‘이런 처벌 조항이 있네’라며 처벌하는 등 악용되는 상황이 되는 것”이라며 “이런 것들을 이번에는 한 번 정리를 해야 되겠다. 도덕 기준, 행정벌 기준, 민사 책임 기준, 형벌 기준이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형벌은 반드시 필요한 최후 수단으로 절제돼야 한다. 그리고 엄격하게 적용해야 된다”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아마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 국민들 전과가 제일 많을 것이다. 웬만한 사람은 (전과가) 다 있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옛날에는 경제력이 워낙 없으니까 과징금이 별로 효과가 없어서 형벌을 했을 가능성이 많은데, 이제는 경제 제재가 오히려 큰 효과가 있는 시대”라며 경제적 부담을 크게 느낄 수 있는 과징금이나 과태료 중심으로 바꿔나가야 한다는 뜻도 내비쳤다.
③李 “주택 정책 서류 복사하는 사람도 ‘다주택자’면 다 빼라”
이 대통령은 공직자 중 다주택자 및 고가주택 보유자 등을 주택 정책 관련 업무에서 배제하라는 지시와 관련해선 “이해관계가 절대 침투할 수 없게 하라”며 철저한 시행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 진행 과정에서 “다주택자·고가주택 보유자·부동산 과다 보유자를 주택 정책 입안·결재·승인·논의 과정에서 다 빼라고 했는데 그거 다 하고 있나”라며 “부동산 정책 결정 과정에서 부동산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을 전부 빼라고 했는데 누가 관리하고 있나”라고 물었다. 이에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부처별로 차관들이 관리하고 있다”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서류 복사하는 사람들도 (다주택자 등은) 다 빼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거기에 이해관계가 절대 침투할 수 없게 기안용지 복사하는 직원조차도 다주택자는 안 된다”며 “철저하게 준비를 잘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국무위원들에게 관료조직에 물들지 않고 색깔을 유지하며 국정기조에 맞춰 조직을 지휘해 줄 것을 각별히 당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