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을 예수처럼 묘사한 인공지능(AI) 이미지를 삭제하며 ‘신성모독’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공화당 내부 비판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더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예수로 묘사한 성화풍 AI 이미지를 삭제했음에도 정치권의 비판 목소리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톰 틸리스 상원의원은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했고, 보수 평론가 마이클 놀스 역시 “의도와 무관하게 삭제가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해당 이미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것이다. 그림 속 트럼프 대통령은 흰옷을 입고 붉은 망토를 걸친 채 병든 누군가의 이마에 오른손을 올리고 있었으며, 주위에는 후광이 비치고 있었다. 주변에는 성조기·자유의 여신상·흰머리독수리 등 미국 상징물이 배치됐다. 이 게시물이 올라온 뒤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를 예수에 빗댄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고,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12시간 만에 게시물을 삭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SNS 게시물을 삭제한 것은 최근 버락 오바마 부부를 원숭이로 묘사했다 물의를 빚은 동영상 등 극히 일부뿐이다.
공화당 정치권과 마가(MAGA) 뿐 아니라 핵심 지지층인 극우 개신교 신자들까지 '신성모독‘이라며 비판의 목소리가 확대된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후퇴’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자신을 예수가 아니라 의사로 생각했다며 “나는 사람들은 나아지게 해준다. 아주 많이 나아지게 해준다”고 변명하기까지 했다.
게시물 삭제는 공화당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의 조언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존슨 의장은 이날 “게시물을 보자마자 대통령에게 사람들이 의도와 다르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달했고, 대통령도 동의해 삭제했다”며 직접 삭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옳은 결정이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게시물이 레오 14세 교황과의 갈등 과정에서 올라온 것이라 논란은 더 확대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 주요 인사들이 이란 전쟁을 ‘하나님의 뜻에 의한 것’ 등으로 주장하자 레오 14세는 “하나님은 그런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는다”고 직격한 바 있다. 교황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경고 과정에서 “문명을 말살하겠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는 “진심으로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교황을 향해 “자신이 아니었으면 교황이 되지도 못했을 것”이라며 “정신을 차리고 급진 좌파에 영합하는 것을 멈추라”고 공격했고, 이후 해당 사진이 올라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교황에 사과의사를 묻는 질문에 여전히 “사과할 것이 없다”고 일축하는 중이다. 그는 이날도 트루스소셜에 “누가 교황에게 이란이 지난 두 달 동안 최소 4만2000명의 무고한 비무장 시위대를 살해했으며,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사실을 좀 전해달라”고 적었다.
이에 가톨릭 주교와 평신도 지도자들 사이에서는 “무례하고 모욕적”이라는 규탄이 이어졌고, 정치권 안팎에서도 비판이 확산됐다. 민주당의 데비 딩겔 하원의원은 “교황에 대한 공격은 용납할 수 없고 매우 불쾌하다”고 지적했다.
정치적 부담도 커지는 양상이다. 공화당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핵심 지지 기반인 가톨릭 유권자 표심에 의존해 왔지만, 이번 논란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미시간·위스콘신 등 접전 지역의 백인 가톨릭 유권자와 애리조나·텍사스 남부의 라틴계 가톨릭 유권자 모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