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사내 보안 시스템을 악용해 임직원의 개인정보를 대량으로 무단 수집하고 이를 제3자에게 제공한 혐의로 소속 직원 A씨를 수사기관에 16일 고소했다. 최근 발생한 ‘불법파업 참여 강요 목적의 블랙리스트 의혹’에 이어 또다시 개인정보 관련 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회사는 원칙적인 법적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23일 예고된 노조의 총파업 대응을 위해 ‘위법 쟁의 행위 금지’ 가처분도 법원에 신청했다.
삼성전자가 고소한 A씨는 사내 시스템 2곳을 통해 약 1시간 동안 2만회 이상 임직원 정보를 조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집된 정보에는 임직원의 이름과 소속 부서는 물론, 인트라넷 ID 등이 포함됐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접근 행위는 회사의 정보보호 감지 시스템에 의해 실시간으로 탐지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결과 A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수집해 온 전 직원 개인정보를 사내 제3자에게 파일 형태로 전달한 사실도 확인됐다. 회사는 해당 정보가 사적인 이익이나 특정한 목적을 위해 활용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이번 고소는 지난 10일 ‘노조 미가입자 명단 유포’ 사건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발생해 큰 파장이 예상된다. 당시 삼성전자는 특정 부서의 단체 메신저 방에서 부서명, 성명, 사번, 조합 가입 여부가 명시된 명단이 공유된 사실을 확인하고 정식 수사를 의뢰한 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실관계가 확인되는 대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 원칙에 따라 엄중히 처리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총파업을 예고한 노조에 대해서도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수원지방법원에 노조의 불법 파업을 금지해 달라며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회사 관계자는 “임금협상 타결을 위해 업계 최고 수준의 보상을 약속하는 등 합리적인 안을 제시하며 적극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노조가 회사 제안을 거부하고 강경투쟁을 예고했다”며 “경영상 중대한 손실과 국가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예방하기 위해 가처분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노조는 23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파업을 시작하기로 예고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지금 노조에게 필요한 것은 법적 근거가 약한 파업을 등에 업은 무리한 요구가 아니라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자세”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