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할 수 없는 역사적인 한판 승부다. 유럽 축구 최고 권위의 무대인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서 한국 축구 팬들이 그토록 기다려온 ‘꿈의 대진’이 완성됐다. 이강인의 파리 생제르맹(PSG·프랑스)과 김민재의 바이에른 뮌헨(독일)이 결승 길목에서 마주하며, UCL 역사상 최초의 준결승 ‘코리안 더비’가 성사됐다. 어느 팀이 승리하든 한국 선수의 결승행이 확정되는 기념비적인 순간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16일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 2025~2026 UCL 8강 2차전에서 난타전 끝에 4-3 대역전승을 거두며 4강행 막차를 탔다. 1차전에서 2-1 승리를 거둔 뮌헨은 1, 2차전 합계 6-4로 승리하며 준결승 진출을 확정 지었다.
뮌헨도 전반 34분 해리 케인의 골로 다시 동점을 만들었지만 레알 마드리드는 전반 42분 킬리안 음바페가 번갈아 골망을 흔들며 총합 스코어 4-4의 팽팽한 균형이 이어졌다.
승부의 추는 레알 마드리드의 에두아르도 카마빙가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한 후반 41분 기울었다. 수적 우세를 잡은 뮌헨은 후반 44분 루이스 디아스의 결승골과 추가시간 마이클 올리세의 쐐기골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뮌헨의 준결승 상대는 ‘디펜딩 챔피언’ PSG다. 김민재와 이강인이 합류한 이후 두 팀이 UCL에서 맞붙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24~2025시즌 리그 페이즈에서는 김민재가 풀타임을 소화하며 결승골을 터뜨려 뮌헨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올 시즌 두 번째 맞대결에서도 뮌헨이 2-1로 웃었지만, 이강인은 교체 투입돼 주앙 네베스의 만회골을 도우며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다만 둘의 맞대결 성사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이번 시즌 UCL에서 나란히 선발 기회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김민재는 다요 우파메카노와 요나탄 타가 중앙 수비의 축으로 자리 잡으며 팀의 UCL 12경기 중 7경기에 출전해 총 315분을 소화했다. PSG 역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 데지레 두에, 브래들리 바르콜라로 이어지는 두터운 2선 자원 속에서 이강인은 주로 ‘조커’ 역할에 머물고 있다. 이런 탓에 이강인은 UCL 10경기에 나섰지만 출전 시간은 267분에 그쳤다. 8강 2차전에서는 나란히 결장했다. 두 선수의 선발 비중은 다소 줄었을지라도, 단판 승부의 흐름을 바꿀 확실한 ‘전술적 승부수’이자 ‘결정적 카드’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최근 두 선수를 둘러싼 ‘이적설’이 끊이지 않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코리안 더비’ 4강 1차전은 오는 29일 프랑스 파리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2차전은 다음 달 7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각각 개최된다.
반대편 대진에서는 ‘무패 행진’의 아스널(잉글랜드)과 ‘짠물 수비’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가 결승행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
영국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또 다른 8강 2차전에서는 홈팀 아스널(잉글랜드)이 스포르팅CP(포르투갈)와 0-0으로 비겨 1, 2차전 합계 1-0으로 앞서 준결승에 올랐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FC바르셀로나(스페인)를 합계 3-2로 물리치고 4강에 선착해 있었다.
두 팀의 대결은 ‘전술의 전쟁’이다. 미켈 아르테타 아스널 감독과 디에고 시메오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감독, 두 전술가의 자존심을 건 지략 승부는 놓칠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여기에 아스널은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거듭난 빅토르 요케레스의 화력과 ‘엔진’ 데클란 라이스의 중원 장악력을 앞세워 창단 첫 빅 이어 사냥에 나선다. 이에 맞서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노련한 수문장 얀 오블락을 필두로 한 견고한 방패와 ‘해결사’ 앙투안 그리에즈만의 발끝을 무기로 10년 만의 결승 진출을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