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국부펀드’ 꺼내든 李대통령… 제조주권 확보 드라이브

李, 중동발 정세 격변 속 수보회의

“글로벌 산업 무역질서 중대 전환점
국가 명운 걸고 파격 혁신 나서야”

공급망·초격차 기술·AI 대책 논의
“혁신 제품, 조달로 수요 창출해야”

국격 맞는 ‘보편적 인권’ 가치 강조
앞으로도 적극적 견해 표출 시사

이재명 대통령은 16일 “자유무역 질서의 퇴조와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로 글로벌 산업·무역 질서가 중대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며 “제조업 비중이 높은 우리 입장에서는 국가의 명운을 걸고 파격적인 혁신에 나서야 된다”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지방의 제조 역량 혁신, 인공지능(AI) 기반 제조 생태계 구축과 더불어 “안정적 제조 주권 확보를 위한 ‘한국판 국부펀드’ 설립 등에도 만전을 기해야 된다”고 지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중동 전쟁 상황에서 연일 ‘보편적 인권’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내고 있는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세계 평화와 국제 규범, 인권 보호 같은 보편적 가치를 더는 외면할 수도, 또 외면해서도 안 되는 마땅한 책무를 갖고 있다”며 앞으로도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이번 중동 전쟁은 산업 구조 혁신과 공급망 다변화라는 숙제와 함께 우리 외교의 위상과 역할을 새롭게 돌아보는 계기를 제공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K산업 제조 주권 강화’를 주제로 열린 이날 회의에선 첨단산업 경쟁력이 국가 안보와 직결된다는 인식 아래 제조 시스템의 근본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들이 검토됐다고 전은수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구체적으로는 외부 위협에 대응하고, 국내 핵심 역량 유출을 차단하기 위한 ‘K산업 방파제’ 도입 방안 등이 논의됐다. 정부와 공공기관의 국산 제품 조달 확대, 수입 인증 체계 강화를 통한 불공정 수입품 차단 등이 다뤄졌고, 자원안보 차원에서는 비(非)중동지역 원유 도입에 대한 물류비 보조와 수입선 다변화를 위한 설비 투자 지원 방안 등이 검토됐다.

‘제조 주권 강화’를 뒷받침할 세제·금융 지원 방안으로는 ‘국내 생산 촉진 세제’ 도입과 전략 수출 금융기금 및 한국판 국부펀드 신설 등의 아이디어가 제시됐다. 전 대변인은 “특히 AI 및 과학기술 정책과 관련해 국산 AI 풀스택 핵심 기술 확보, 그래픽처리장치(GPU) 인프라 구축 지원 등 제조 혁신 생태계를 강화하기 위한 폭넓은 논의가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

이외에 공급망 분야에서는 희토류와 핵심광물의 순환경제 구축 및 공공 부문의 직접적인 자원 확보 역할 확대 방안이 논의됐다. 에너지와 국방, 반도체 등 국가 안보와 직결된 초격차 기술을 선별해 기존 방식을 탈피한 과감한 지원도 추진한다.

이 대통령은 “첨단 기술과 인재를 국가 안보 차원에서 중점 보호하고, 혁신적인 제품은 정부가 공공 조달 등으로 먼저 수요 창출에 앞장서야 한다”고 했다. 또 “지금은 위기를 버티고 극복하는 능력을 넘어서서 이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역량과 의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최근 전략경제협력 특사 자격으로 중동·중앙아시아 4개국을 방문해 원유와 나프타를 추가 확보하는 성과를 낸 점에 대해선 “원유 2억7300만배럴, 나프타 210만t의 대체 공급선을 확보했는데, 비서실장이 애 많이 쓰셨다. 잠도 잘 못 잤을 텐데, 큰 성과 내서 칭찬 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내 수급 안정, 경제 산업 피해 최소화에 크게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정부는 이번에 확보한 물량들이 빠르게 국내로 도입될 수 있도록 후속 협의와 관련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해야 될 것”이라고 지시했다.

동시에 대한민국이 글로벌 선도 국가의 반열에 올랐다는 점을 언급하며 국제사회에서 인권 등 보편적 가치에 더욱 신경을 써나가야 한다는 견해도 내놓았다. 이 대통령은 “국익이라는 입장에서 보면 장기적인 차원에서 더 큰 국익을 얻을 수 있도록 다른 나라 국민 또는 다른 나라에 신뢰와 존경을 차분하게 쌓아 가야 한다”며 “책임 있는 글로벌 선도 국가로서의 책무를 흔들림 없이 그리고 당당하게 이어나가 국격을 높이고, 국익을 제대로 지켜내야 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