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귀한 日왕실… ‘남자만 계승’ 원칙 바뀔까

후보 3명뿐… 종손 못 보면 代 끊겨
日 국회, ‘양자입적’ 허용도 검토
국민 61% “여성 일왕 즉위 찬성”

일본 정치권의 ‘왕실의 안정적 유지’를 위해 다시 머리를 맞대기 시작했다. 왕족 수, 특히 남성 왕족이 크게 감소하면서 앞으로 왕위 계승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부계 남성’ 원칙에 변화를 줄지 주목된다.

나루히토 일왕 부부. AP연합뉴스

16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국회는 전날 안정적 왕위 계승에 관한 여야 전체회의를 약 1년 만에 다시 열고 13개 정당 및 회파(의원 모임)의 의견을 수렴했다. 모리 에이스케 중의원 의장은 “이번 국회 안에 왕실전범 개정안을 처리하고 싶다”며 제1야당 중도개혁연합에 한 달 내에 당 입장을 정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모리 의장이 속도전에 나선 것은 30년 전 26명이던 왕족이 현재 16명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현 왕실전범 하에서 왕위 계승권을 가진 부계 남성은 나루히토 일왕의 동생 후미히토(60) 친왕과 후미히토의 아들 히사히토(19) 친왕, 나루히토 일왕의 삼촌 마사히토(90) 친왕 3명뿐이다. 연령을 고려할 때 차기 왕위는 히사히토에게 돌아갈 것이 유력한데, 그가 결혼한 뒤 아들을 낳지 못하면 왕실 계통은 완전히 끊기게 된다. 지난해 자민당과 일본유신회는 연립정부 합의문에 ‘2026년 정기국회에서 왕실전범을 개정한다’는 목표를 담았다.



여야는 전날 회의에서 2021년 정부 전문가회의가 정리한 두 가지 방안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첫 번째인 ‘여성 왕족이 결혼 뒤에도 신분 유지’에 대해서는 대부분이 찬성했지만, 결혼한 여성 왕족의 남편·자녀에게도 왕족 신분을 부여하는 것에 대해서는 자민당·국민민주당·공명당 등이 반대했다.

두 번째 ‘전후 왕실을 떠난 옛 왕족 가문의 부계 남성을 양자로 입적’시키는 방안에 대해서는 중도개혁연합이 “찬성 의견이 다수”라면서도 의견이 정리되지는 않았다고 했고, 입헌민주당은 “매우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부계 남성 원칙을 고집하는 두 번째 방안에 대해서는 부정적 여론도 많다. 요미우리는 사설에서 “지난 80년간 민간인으로 살아온 옛 왕가 출신을 갑자기 왕족으로 복귀시켜 왕위 계승 자격까지 준다면 국민이 이해하겠는가”라며 “전문가회의는 당시 기시다 후미오 정권의 의도를 고려해 여왕 또는 모계 일왕은 상정조차 하지 않았다. 부계 남성에 집착한 나머지 국민의 뜻에서 멀어지면 본말이 뒤집힌다”고 지적했다. 마이니치신문이 지난달 28·2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여성의 일왕 즉위에 대해 61%가 찬성했고 반대는 9%뿐이었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29%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