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찰이 교토에서 행방이 묘연해진 뒤 3주 만에 외딴 곳에서 발견된 초등학생 실종·사망 사건 용의자로 의붓아버지를 체포하면서 사건 전모를 밝히기 위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17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교토 난탄시 소노베초등학교 5학년 아다치 유키(安達結希·11)가 실종된 지난달 23일 소년의 계부 아다치 유키(安達優季·37)가 회사에 연락해 “집에 문제가 생겨 쉬겠다”고 하고 결근한 것으로 드러났다. 두 사람 이름은 한국어 표기가 아다치 유키로 동일하지만 이름에 사용하는 한자가 다르다. 계부 쪽 이름에 장음이 있어 현지 발음으로는 유우키에 가깝다.
실종 당일 아침까지 유키군의 생존을 확인한 경찰은 이후 계부와 유키군 사이에 갈등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었다고 보고 조사 중이다.
여러 관계자에 따르면 용의자는 교토의 전기기기 제조업체 직원으로 난탄시 인근 공장에서 근무 중이었다. 그는 유키군이 실종되기 나흘 전인 지난달 19일에는 “노로바이러스에 걸렸다”며 출근하지 않은 사실도 확인됐다.
유키군의 시신이 발견된지 사흘 만인 16일 경찰에 체포된 계부는 “제가 벌인 일임에 틀림없다”며 사체유기 혐의를 인정했다. 그는 유키군을 살해한 것도 자신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미스터리한 대목이 많아 교토부 경찰은 범행 전모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실종 당일 행적부터 석연치 않다. 계부는 “아이를 학교까지 데려다줬지만, 하교할 때 갔더니 아이가 학교에 오지 않았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경찰에 신고했지만, 교내 방범카메라에는 유키군의 행적이 전혀 찍히지 않았고 등굣길에 그를 봤다는 진술도 확보되지 않았다.
이후 아다치군의 가방, 신발이 학교에서 수㎞ 떨어진 각기 다른 외딴 장소에서 발견됐다. 특히 비가 내린 다음날 발견된 가방은 젖은 흔적이 없어 경찰은 누군가 수색·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가방을 일부러 갖다 놓은 것으로 의심했다.
주변을 집중 수색하던 경찰은 지난 13일 또 다른 산 속에서 시신을 찾았다. 시신에서는 특별한 외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다음날 신원이 확인됐고, 부검 결과 사망 시점은 지난달 말로 추정됐다. 사인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계부의 스마트폰 위치정보 기록을 토대로 수색 지역을 좁혀 유키군의 신발과 시신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NHK방송이 전했다. 경찰이 사건 초기부터 계부를 의심하고 있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경찰은 계부가 수사를 교란하기 위해 고인의 유류품을 여기저기에 흩뜨려 놓고, 시신도 여러 차례 옮긴 것으로 보고 있다. 누군가 범행을 도운 정황은 아직 포착되지 않고 있다.
아다치군은 모친이 지난해 말 재혼한 뒤 계부와 한집에서 살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다치군과 관련된 아동학대 상담이나 신고 이력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