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영국·프랑스 주도로 17일 열릴 호르무즈해협 통항 관련 국제 화상 정상회의에 참석하기로 한 건 무엇보다 자유롭고 안전한 통항이 에너지 수급 등 국익에 중대한 사안이라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중동에서의 원유 수급 비중이 높은 한국 입장에선 유사 입장국들과 통항 문제 해결을 위한 연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호르무즈해협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적인 움직임이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이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16일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영국·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유럽 주요국은 광범위한 국가연합이 호르무즈해협의 원활한 항행을 뒷받침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은 포함되지 않는다.
이 계획의 목표는 △해협에 고립된 선박들을 위한 물류 체계 구축 △대규모 기뢰 제거 작전 전개 △호위함과 구축함을 동원한 정기적인 군사 호위 및 감시 등 3가지다. ‘영구적인 전투 중단’을 전제로 참여국들이 호르무즈해협에 기뢰 제거함과 기타 군함을 파견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번 회의는 지난달 26일 프랑스 합참의장 주관으로 열린 세계 35개국 군 수장 화상회의, 지난 2일 영국 주도로 열린 40여개국 외무장관 화상회의 등의 연장선상에 있다. 한국도 이 회의에 참석한 바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그동안 프랑스가 먼저 (해협 통항 관련) 이니셔티브를 취해서 군 관련 회의들이 여러 차례 있었고, 영국이 주도하는 회의도 있었는데 두 움직임이 합쳐지기 시작한 것이 이번 회의”라고 했다. 회의에는 70∼80개 국가(국제기구 포함)가 초청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회의에서 합의문이 채택될 가능성에 대해선 “아직은 미지수”라고 했다.
이번 회의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군함 파견 요청에는 응하기 어렵지만, 중동 공급망 안정을 위해 역할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해협의 안전 항해를 확보해야 하는 건 이를 통해 석유·가스를 들여오는 유럽, 아시아 국가들이라고 거듭 주장하며 서운함을 나타낸 트럼프 대통령 달래기의 일환이라는 평가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