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구 제보 130건에도 행방 묘연… 수색 장기화하나

대전 오월드를 탈출한 늑대 ‘늑구’가 이틀 전 발견된 뒤 시민 제보 건수가 130여건에 이르고 있지만 여전히 행방이 묘연하다. 수색팀은 지난 14일 오전 한때 늑구를 발견해 대치까지 했으나 포획망을 뚫고 달아난 후 흔적을 찾지 못하고 있다. 

 

16일 대전시와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군 열화상 카메라 드론 등 11대를 투입해 보문산 일대를 수색 중이다. 

늑구 수색당국 드론에 포착된 잠자는 늑구 모습. 대전소방본부 제공

전날 중구 대사동, 유성구 진잠동에서 늑구를 봤다는 신고가 3차례 들어왔으나 고라니로 확인되는 등 오인 신고였다.  

 

전문가들은 늑구가 개구리나 동물 사체 등을 먹어 기력은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충분한 영양 섭취가 이뤄지지 못해 점차 쇠약해 질 것으로 보고 있다. 수색당국은 체력이 떨어진 늑구가 마취총을 맞을 경우 쇼크가 오지 않도록 마취약 양을 조절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국은 늑구가 낮에는 땅굴을 파 숨어있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신이 안전하다고 느낀 장소에 계속 머물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관종 오월드 원장은 “늑구와 형제인 늑사가 기존 사육장에서 이동했는데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다”며 “밥을 주면 밥 먹고 다시 있던 자리로 돌아가는 늑대 습성을 보면 늑구도 안전하다고 느낀 장소에서 은닉해있을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당국은 늑구가 가장 마지막으로 발견된 지점을 기준으로  2~3㎞ 안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안전하다고 판단해야 움직이는 늑대 습성을 고려해 드론과 인력 배치도 최소화할 방침이다.

 

늑구는 오월드에서 태어난 3세대 늑대로 당초 인공포육 개체로 알려진 것과 달리 어미 곁에서 45일간 자라다 이후 3∼4개월간 인공포육으로 전환해 합사한 사실상 자연포육 개체에 가까운 것으로 확인됐다.

 

자연포육 개체이지만 공격성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다만 사람을 따르지 않아 사육사를 중심으로 하는 등 수색 방식에 변화를 주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당국은 설명했다. 

 

동물원으로 돌아올 가능성에 대비해 늑구가 탈출한 사육장 주변을 24시간 감시 중이다. 

 

기온이 오르면서 일출 이후에는 열화상 카메라로 늑구를 식별하는 게 어려워 수색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문창용 대전시 환경국장은 “종 보전과 늑대종의 자연 환원은 대전시나 오월드보다는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정부 차원에서 진행돼야 한다”며 “가급적 늑구가 빨리 돌아올 수 있도록 과한 접근은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늑구의 동물원 탈출이 전국민적 관심을 사면서 시민이 직접 제작한 추적 사이트까지 등장했다. 한 시민이 직접 제작한 추적 사이트가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다양한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어디가니 늑구맵' 사이트 링크가 빠르게 공유되고 있다. 해당 사이트에는 늑구에 대한 간단한 설명, 늑구 탈출 개요 등이 담겨 있었고 늑구의 탈출 경과 일수와 함께 이동경로도 정리돼있다. 수색 당국의 발언과 관련 보도까지 한 눈에 확인할 수 있게 구성됐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쇼생크 늑구’ ‘소풍간 늑구’ 등 늑구의 탈출과 무사귀환을 바라는 응원 글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