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오월드 사파리를 탈출했던 늑대 '늑구'가 9일 만에 집으로 돌아가게 됐다.
'국민 늑대'라는 애칭까지 얻으며 국민적 관심을 받았던 늑구는 한차례 포획망을 빠져나가며 수색당국의 애를 먹이다 17일 새벽 안전하게 생포됐다.
◇ 철조망 찢고, 넘고…오월드 탈출한 '늑구'
◇ 한 차례 포획 실패…17일 '생포' 성공
늑구의 행방이 수일째 묘연하던 지난 13일 오후 9시께부터 결정적인 제보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오월드 인근 무수동·구완동 일대에서 "늑대를 봤다"는 신고가 잇달아 들어왔고, 확인 결과 늑구가 맞았다.
늑구가 인근 민가에서 키우는 개에 쫓겨 고속도로 갓길까지 달아난 모습이 차량 블랙박스에 찍혔다.
구완동 일대 마을 도로를 걷는 모습도 시민에 의해 영상으로 촬영됐다.
당국은 이튿날인 지난 14일 0시 6분께 오월드에서 약 1.8㎞ 떨어진 곳에서 늑구를 발견하고, 본격적인 포획작전에 나섰다.
오전 1시부터는 주변에 트랩을 설치하고 경찰 기동대까지 투입했으며 오전 5시 51분께 물가에 있던 늑구와 대치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늑구는 오전 6시 35분께 인간띠로 만든 포획망을 뚫고 달아났다.
이 과정에서 마취총까지 한차례 쐈으나, 늑구를 맞추지는 못했다.
야생성이 부족한 늑구가 굶어 기력이 없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당시 늑구는 2∼4m 옹벽을 뛰어넘으며 민첩하게 포획망을 벗어났다.
며칠 전 내린 비로 목을 축이고 동물 사체를 먹으며 배를 채웠을 것으로 분석됐다.
늑구의 탈출은 첫 대치 이후 사흘 뒤인 17일 막을 내린다.
늑구는 이날 오전 0시 44분께 중구 안영동 대전남부순환고속도로 안영 나들목(IC) 인근에서 포획됐다.
수색당국은 지난 16일 오후 관련 제보를 받고 일대를 수색하던 중 오후 11시 45분께 늑구를 발견했고 17일 0시 44분께 마취총으로 늑구를 생포했다.
늑구는 맥박과 체온 모두 정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 '국민 늑대' 애칭까지 얻으며 인기몰이
늑구는 10일 동안 전 국민의 애를 태우며 화제를 몰고 다녔다.
'국민 늑대'라는 애칭까지 얻을 정도다.
2018년 오월드에서 탈출한 퓨마 '뽀롱이'가 4시간 30분 만에 사살되는 안타까운 일을 겪었던 국민은 무엇보다도 늑구가 생포되길 기원했다.
주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커뮤니티에는 늑구를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보며 늑구가 돌아오길 바란다는 응원 댓글이 이어졌다.
탈출한 늑구를 무서워하며 불안해하는 의견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재명 대통령도 탈출 다음 날인 지난 9일 엑스(X·옛 트위터)에 늑구의 수색 상황을 담은 기사를 공유하며 "부디 어떤 인명피해도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 늑구 역시 무사히 안전하게 돌아오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해외 일부 가상화폐 탈중앙거래소에는 늑구의 이름을 딴 코인이 등장하기도 했다.
수색 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어디가니 늑구맵' 홈페이지까지 개설됐고, 일부 시민은 직접 늑구를 찾겠다며 수색 현장을 돌아다니기도 했다.
다만 늑구는 동물원 동물 탈출이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문제 해결을 위한 숙제를 우리에게 남겼다.
늑구는 2008년 러시아 사라토프주에서 '한국늑대' 복원사업의 일환으로 들여온 늑대의 3세대 후손으로, 2024년 오월드에서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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