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상여금 800% 인상과 완전월급제, 인공지능(AI) 로봇 관련 고용보장 등을 담은 올해 임금협상 요구안을 회사 측에 전달했다.
현대차 노조는 17일 “울산 북구 현대차 문화회관에서 지난 15∼16일 이틀간 열린 임시대의원대회에서 15개 항목의 올해 임협 요구안을 심의해 확정했고, 회사 측에 요구안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요구안엔 14만96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과 성과급 회사 순이익의 30% 지급, 기본급의 800%로 상여금 인상 등이 담겼다.
올해 요구안의 핵심은 ‘완전월급제’이다. 현재 현대차 생산직 근로자의 임금은 시급을 기반으로 연장, 특근수당과 성과급이 더해지는 구조다. 근무시간에 따라 월별 소득에 변동이 있다. 반면 노조가 주장하는 완전월급제는 이러한 변동 비중을 줄이고 고정급 중심으로 매달 일정한 임금을 받을 수 있다. 노조 관계자는 “월 임금 중 성과급 등 변동성이 있는 임금의 비율이 40% 정도 차지한다”면서 “내부에서는 AI 로봇 도입 등 근로환경 변화 속에서 안정적인 소득 확보 필요성이 커진만큼 임금체계 개편이 필요하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수년 째 요구하고 있는 정년연장안도 포함됐다. 국민연금 수급시기에 맞춰 최장 65세까지 정년을 연장하자는 것이다. 현대차의 정년은 만 60세다. 하지만 61세부터 숙련재고용이라는 제도로 정규직이 아닌 촉탁계약직 신분으로 1년 더 근무한다.
인간형 로봇 ‘아틀라스’ 도입과 관련한 것도 담겼다. 현대차노조의 상급노동단체인 민주노총 전국금속노조가 아틀라스와 같은 인공지능 로봇을 산업현장에 도입하기 전에 고용보장 대책 등을 노사가 합의해야 한다는 내용을 요구하기로 정한 때문이다. 앞서 현대차그룹이 아틀라스를 2028년부터 단계적으로 생산공정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히자 노조는 “노사 합의 없이는 단 한 대의 로봇도 국내 생산 현장에 들어올 수 없다”고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밖에 노동강도 강화 없는 노동시간 단축, 퇴직금 개선 방안 마련, 신규 인원 충원 등도 요구한다.
노조는 다음 달 초 회사 측과 노사협상을 위한 상견례를 가진 뒤 본격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앞서 노조가 노조 간부 56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올해 임금협상 관련 설문조사(응답 359명·응답률 63.9%) 결과, ‘시급제를 폐지하고 매달 일정한 월급을 받는 완전월급제 도입’이 44%로 가장 높은 응답을 기록했다. 다음으로 고정급여 비율 상향 22%, 상여금 인상14%, 수당 인상 및 합리화12% 등 순으로 많았다. 올해 임금협상에서 가장 역점을 두어야 할 내용을 묻는 질문에서는 기본급 인상 요구(44%)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복수응답으로 진행한 임급형상 추가 요구사항에선 상여금 인상(35.9%)을 요구해야 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신입사원 충원(35.1%), 완전 월급제 쟁취(32.3%), 차량 할인 소득세 보전(32.0%), 임금피크제 폐지 및 정년연장(30.1%) 등 순이었다.
현대차 노조의 요구는 국내 산업계의 노사협상 흐름을 주도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주 5일제 도입이다. 노조는 2003년 주 5일제 도입을 가장 먼저 회사와 합의했고, 이후 8년여간 전국 산업계로 제도가 확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