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데거 포럼 7명의 학자 '처음 만나는 하이데거’ 출간

처음 만나는 하이데거
하이데거포럼/세창미디어/1만8000원

독일의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Martin Heidegger· 1889~1976)는 20세기 철학의 지형을 근본적으로 뒤흔든 사상가로 평가된다. 존재의 의미를 근원적으로 되묻는 그의 철학은 이후 실존주의와 현상학, 해석학 등 다양한 사조에 깊은 영향을 끼쳤다. 1927년 출간된 그의 대표작 ‘존재와 시간’은 현대 철학의 고전으로 꼽힌다. 이 책에서 하이데거는 인간을 단순한 이성적 존재가 아니라 ‘세계-내-존재’로 규정하고, 인간 존재를 의미하는 ‘현존재(Dasein)’ 개념을 통해 존재의 문제를 새롭게 제기했다. 하이데거는 철학을 단순한 학문이 아니라 인간 존재 자체를 묻는 근본적 사유로 끌어올린 인물이나, 그의 사상은 난해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이데거포럼/세창미디어/1만8000원

 ‘처음 만나는 하이데거’는 어려워 보이는 하이데거와의 첫 만남을 조금 쉽게 만들어 보고자 오랫동안 하이데거를 연구한 7명의 저자가 힘을 합친 결과물이다. 오늘날 우리의 일상 속에서 하이데거 철학의 메시지가 어떻게 의미 있게 만날 수 있는가를 고민한 학자들의 노력이 역력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하이데거를 만나야 할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하이데거 철학이 현대에 끼친 영향을 열거하는 것은 우리를  막막하게 만든다. 우리와 비슷한 사람과 처음 만나는 것과 거장이라 불리는 인물을 처음 만나는 것은 우리에게 분명 다른 중압감을 줄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철학사적으로 지대한 영향을 미친 그의 존재사유의 길이나 그가 현대 철학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잠시 제쳐 두고 살펴본다.

 

그러면서 저자들은 우리가 하이데거를 만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그의 철학이 우리가 지금 살아가는 이 세계와 삶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이 세계와 삶을 살아가면서도 그것들을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아무리 삶을 계획적으로 살아 보려고 애를 써 봐도 “계획대로 되는 게 없어서” 곤란한 상황에 빠지고는 한다.

 

이런 삶의 현실에 대한 우리의 물음에 하이데거는 과연 어떤 대답을 했을까. 하이데거의 개념 중 ‘현존재(Dasein)’가 있다. ‘현존재’란 하이데거가 ‘인간(Mensch)’이라는 말 대신 사용하는 말인데, 낯선 용어다. 하이데거는 이런 식으로 어떤 사태나 현상에 대해 기존의 선입견이나 편견이 묻어 있는 사태를 지금 시대에 맞게, 생활세계적으로 의미 있게 재구성하는 방법을 선호했다. 이른바 해체라는 방법이다. 하이데거에 따르면, 인간하면 우선 ‘이성적 동물’이나 ‘하나님의 형상’이라는 기존의 선입견 때문에 ‘지금 여기에’에 있는 인간 현상의 참모습을 놓치고 있다고 한다. 

 

‘현존재’라는 말은 ‘내가 지금 여기에 이렇게 있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지금 여기에 이렇게‘ 있는 존재라는 말이다. 여기에 더해, 하이데거는 이렇게 강조한다. “이 존재자의 본질은 그의 존재해야 함에 있다.” 정리하면, 우리는 ’지금 여기에 이렇게‘ 있는 존재인데, 우리에게는 어떤 목적, 즉 어떻게 존재해야 한다는 정답이 주어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정해진 정답 없이 매 순간 자신의 삶을 선택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우리는 다른 사물처럼 단순히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의 방식을 스스로 물을 수 있는 존재라는 말이다. 이것이 하이데거의 인간 현상 읽기의 한 방식이다.

 

이 책은 이런 식으로 하이데거 철학에서 중요한 20가지의 개념에 대해 일상적 설명을 제공한다. ‘현존재’와 마찬가지로, 하이데거 철학의 주요 개념들은 모두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우리의 일상적 ‘세계’, 일상 속에서 우리가 사용하는 ‘말’, 그리고 언젠가 맞이할 ‘죽음’ 같은 문제들까지. 하이데거는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삶을 자신의 철학을 통해 바라봄으로써, 우리로 하여금 우리의 삶의 방식을 되돌아보게 한다. 이점이 바로 우리가 하이데거를 만나야 하는 이유이다. 우리는 결국 매일 매일의 삶을 자신의 선택과 결단으로 살아가야 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일상에서 나와 타자의 관계, 불안과 공포를 체험하고 있다. 나아가 인공지능(AI) 기술세계 속에서도 죽음을 의식한다거나 예술, 진리 등의 차원도 느끼거나 향유하며 살아간다. 이 책은 하이데거 철학에서 이러한 주요 개념들을 생활세계적 예를 들어 설명해주며 우리의 삶을 스스로 이해하도록 돕는다. 이와 동시에, 우리 자신의 삶에 대해 다시 묻게 한다. “지금 여기에서 살아가는 나는 누구이고, 나의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