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지역의 전쟁 위기가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가 치솟는 가운데 도로 포장의 핵심 자재인 아스콘(아스팔트 콘크리트) 가격이 유례없는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도로 건설 사업이 공사비 증액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잇따라 중단되거나 지연될 위기에 처했다. 경북도는 도로 건설공사가 중단되는 피해를 막고자 위기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멈춰 선 굴착기…유가 오르자 아스콘값도 ‘휘청’
18일 경북도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도내 도로 건설 현장에 납품되는 아스콘 가격은 불과 1~2년 전과 비교해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 아스콘은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인 아스팔트를 골재와 섞어 만든다. 국제 유가 변동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설 자재 중 하나다.
문제는 최근 중동발 정세 불안이 장기화하면서 원유 수급에 차질이 생겼다는 점이다. 아스팔트 유류비뿐만 아니라 아스콘 생산 공장을 가동하는 데 필요한 연료비까지 동반 상승하면서 제조업체들은 “현재의 납품가로는 손실을 감당할 수 없다"며 공사를 중단을 선언하고 있다.
경북의 한 아스콘 생산 업체 관계자는 “원가 비중이 워낙 높다 보니 유가가 조금만 올라도 수익 구조가 무너진다”며 “지금처럼 자재비가 2배 가까이 뛴 상황에서는 공장을 돌릴수록 적자가 쌓이는 구조라 사실상 공급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잿값 폭등은 건설 현장의 휴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건설공사 핵심 자재인 유류와 아스팔트, 철근 등 수급은 매우 불안정한 상황이다. 여기에 도로포장 필수 자재인 아스콘도 문경·영덕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한 도내 20개 시군에서 생산이 중단된 탓에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가 경북의 26개 도로 건설 현장을 점검한 결과 국도 14호선 재해복구사업 현장은 아스콘 생산 중단으로 공사가 일시 정지된 상태다. 포항∼안동, 내남∼외동 구간 현장에서는 원자재 수급 지연이 장기화할 경우 공사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스콘 쇼크에 국비 지원·세제 혜택 목소리
시공사들은 급등한 자재비를 반영해 설계 변경 및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지자체의 한정된 예산 구조상 이를 즉각 수용하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특히 교량과 터널을 포함한 고난도 공정이 포함된 구간보다 상대적으로 아스콘 타설 물량이 많은 일반 도로 확장 및 포장 공사 현장에서 피해가 두드러지고 있다.
업계와 지자체는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통한 세제 혜택 등을 촉구하고 있다. 국제 정세에 따른 원자잿값 폭등은 지자체나 기업이 해결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도는 위기 상황을 관리하고자 ‘도로 건설사업 자재 수급 대응계획’을 수립했다. 아스팔트·철근·레미콘 등 주요 자재 확보 현황 및 납품 일정 점검과 유류 가격 상승에 따른 장비 운용 효율화, 비상 연락망 및 보고체계 구축 등을 추진해 자재 수급 차질이 예상되는 현장은 사전에 공정을 조정할 계획이다.
또한 관급자재 발주 시기 조절 등을 통해 시공사 부담을 완화한다. 모든 현장을 대상으로 주 1회 정기 점검도 실시해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대응하기로 했다.
박종태 도 건설도시국장은 “철저한 사전 점검과 비상 대응체계 가동을 통해 자재 수급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도로 건설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