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에서 일본인 관광객이 택시요금 결제를 거부하며 기사에게 인종차별적 발언과 폭행을 가한 사건이 발생했다. 가해 남성은 경찰 조사를 받은 다음 날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택시기사 A씨는 지난 5일 밤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일대에서 일본인 남녀를 태우고 중구 명동역 인근까지 이동했다.
목적지에 도착한 뒤 일본인 남성은 번역기를 이용해 “여기는 목적지가 아니다”라고 주장하며 요금 1만9100원을 내지 않고 차에서 내렸다.
A씨가 요금을 받기 위해 뒤따라 내리자, 남성은 욕설을 내뱉으며 자리를 벗어나려고 했다.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A씨가 옷자락을 붙잡자 남성은 명품 브랜드 이름을 외치며 발로 차는 등 폭행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A씨가 동승했던 일본인 여성의 가방 끈을 잡자 남성은 한국인 비하 표현까지 사용하며 발로 차고 뺨까지 때렸다.
현장을 목격한 시민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하면서 상황은 일단락됐다.
경찰 조사에서도 남성은 혐의를 부인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일본에서는 목적지에 도착하지 않으면 요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여성을 보호하기 위해 그랬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여기는 한국이니 한국 법을 따라야 한다”고 설명했지만, 남성은 “나는 일본인이므로 일본 법을 따르겠다”며 사과 의사를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경찰의 요금 지급 요구에 남성은 지갑에서 2만원을 꺼내 A씨 얼굴을 향해 던졌고, A씨는 이를 받지 않고 고소를 진행했다.
그러나 가해 남성은 사건 다음 날 오전 출국했다. A씨는 경찰로부터 “흉악범이 아닌 이상 잡아둘 명분이 없다”는 취지의 설명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현행법상 출국 금지는 사형, 무기 또는 장기 3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는 중대 범죄 혐의가 있을 때 요청할 수 있다. 경찰은 일본인 남성에 대해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