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새만금개발청장이 국회의원 재선거 출마를 위해 사퇴한 이후 한 달 가까이 후임 인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새만금 핵심 사업을 총괄할 컨트롤타워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현대자동차그룹 9조원 등 대규모 투자와 산업 재편이 맞물린 시점에서 행정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7일 새만금개발청에 따르면 김 전 청장은 취임 8개월 만인 지난달 사퇴해 정치 행보에 나섰다. 그는 신영대 국회의원의 선거사무장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당선 무효형을 확정받아 이번 6.3 지방선거와 함께 재보궐선거가 치러지는 군산·김제·부안갑에 출마하기 위해 사직했다.
이에 따 새만금개발청은 지난해 정년 퇴임한 차장에 이어 청장이 동시에 공석인 초유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청장은 한 달 이상, 차장은 100일 넘게 공석 상태다.
현재 청장 직무는 기획조정관이, 차장 직무는 개발전략국장이 각각 대행하고 있지만, 주요 정책 결정과 부처 간 조율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북도 역시 최고 의사결정권자 부재로 인한 정책 추진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이 같은 공백은 최근 새만금이 대규모 투자 유치와 산업 전환에 분기점을 맞고 있다는 점에서 더 큰 문제로 지적된다. 현대자동차그룹이 9조원 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인공지능(AI)·로봇·수소 산업 중심의 미래 산업 클러스터 조성이 본격화되는 등 새만금 개발은 중대한 전환기를 맞고 있다.
정부도 지난달 국무총리 주재 ‘새만금·전북 대혁신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며 인허가와 기반 시설 지원을 서두르고 있지만, 실무를 총괄할 새만금개발청 수장이 부재한 상황에서 정책 실행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새만금 기본계획 변경과 내년도 국가예산 반영 등 주요 현안이 동시에 진행되는 시점이어서 의사결정 지연 가능성도 거론된다.
시민사회는 이번 사태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새만금 해수 유통과 개발계획 변경을 요구해 온 지역 단체들은 김 청장 퇴임 직후 공동 성명을 통해 “국책사업의 책임자가 개인 정치 행보를 위해 자리를 떠난 것은 전북도민에 대한 명백한 기만”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김 전 청장이 임기 동안 새만금의 근본적 전환보다 정치적 기반 마련에 집중했다”고 지적하며, 정부 인사 시스템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그의 선임 자체를 ‘보은성 인사’로 규정하며 “새만금개발청장 자리가 정치적 발판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비판하며 전문성과 실행력을 갖춘 청장의 조속한 임명을 촉구하고 있다. 또한 새만금위원회의 구성과 운영 방식에도 문제를 제기하며 공공성과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새만금개발청은 물론 전북도와 지역 사회는 현재 상황이 단순한 인사 공백을 넘어 사업 전반의 속도와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는 초기 인허가와 부지 조성, 인센티브 조정 등에서 신속한 의사결정이 핵심인데, 컨트롤타워 부재가 장기화될 경우 사업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새만금은 30년 넘게 개발 지연을 겪어온 국가사업으로, 최근에서야 대규모 투자와 정책 지원이 결합되며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진입하고 있다”며 “이런 중요한 시점에서 행정 공백이 이어질 경우, 어렵게 마련된 투자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정부가 조속히 후임 인선을 마무리해 새만금 사업의 연속성과 추진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