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취업난이 장기화하면서 이른바 ‘플랫폼 역전’ 현상이 확산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데이팅 앱으로 일자리를 찾고, 채용 플랫폼으로 연애 상대를 찾는 사례가 동시에 늘고 있다는 것이다.
1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의 16~24세(학생 제외) 청년 실업률은 지난해 7월 이후 16%를 상회하고 있다. 일부 구직자들은 하루 수백건의 지원서를 제출하고도 대부분 회신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놓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환경에서 젊은 층은 데이팅 앱 프로필에 구직 의사를 직접 밝히거나, 매칭을 통해 인맥을 형성하는 방식으로 구직에 나서고 있다. 한 여성은 데이팅 앱에서 자신이 희망하던 회사에 근무하는 남성을 만나 조언과 함께 채용 추천까지 받은 사례를 공유했다. 일부 이용자는 “사람들이 더 정중하게 응답하는 경향이 있어 구직에 도움이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대로 채용 플랫폼을 연애 목적으로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용자들은 채용 담당자에게 연애 여부를 묻거나, 채용 과정에서 이어진 대화가 사적인 관계로 발전한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실제로 입사 제안 이후 채용은 성사되지 않았지만, 대화를 계기로 친구 관계로 이어졌다는 사례도 전해졌다.
이런 흐름을 반영해 중국의 채용 플랫폼 보스지핀은 기업 평가 서비스 ‘칸준’을 데이팅 앱 형태로 개편했다. “연애 상대를 찾는 것은 이력서를 선별하는 것과 같다”는 슬로건 아래, 이름·학력·직업·소득 등 정보를 검증하고 ‘공기업 근무 여부’, ‘스타트업 경험’ 등 경력을 기반으로 상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하루 열 개의 프로필만 확인하도록 제한, 면접을 진행하는 것처럼 신중한 선택을 유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변화가 연애에서도 직업 안정성과 경제적 조건을 중시하는 흐름이 강해진 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매칭 플랫폼 창업자는 “지난 10년 동안 데이트에서 감정보다 물질적 조건이 점점 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부작용도 적지 않다. 일부 이용자는 채용 담당자로부터 원치 않는 접근이나 성희롱성 메시지를 받았다고 호소했다. 또한 개인정보 유출과 사기 위험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상하이의 한 법률 전문가는 “데이팅 앱은 검증 시스템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며 “개인정보가 악용될 경우 이용자가 권리를 보호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