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분기 기준 영업이익 57조원이라는 경이로운 실적을 거둔 가운데 오는 23일 반도체 2강 중 하나인 SK하이닉스가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은 라이벌 삼성전자가 역대급 영업이익을 거둔만큼, SK하이닉스도 분기 기준 압도적인 성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17일 시장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최근 1개월 증권가의 SK하이닉스 1분기 실적 전망치를 종합한 결과, 매출 53조4570억원, 영업이익 38조2486억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03%, 414% 증가한 수치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전체 연간 영업이익이 47조원 수준이었단 점을 고려하면 1분기만에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채우는 수준의 성적을 거두는 셈이다.
애초에 SK하이닉스의 역대급 실적은 예고된 수순이었다. 인공지능(AI)열풍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램을 포함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상황이어서다. SK하이닉스의 라이벌인 삼성전자도 분기기준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거두며 반도체 슈퍼 사이클의 위력을 증명한 바 있다. 특히 SK하이닉스가 HBM3E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이번 분기 실적이 높을 것이란 기대가 상당하다. 일각에서는 분기 영업이익 40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내놓는다.
반도체 업황 회복에 따른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세에 내년 초 지급될 성과급 규모도 상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힘입어 증권가는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도 계속 올리고 있다. KB증권 리서치센터는 올해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251조원으로 추정했다. 전년 대비 432%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향후 5년간 AI 인프라 구축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메모리 반도체의 성장 방향성이 더 뚜렷해질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메모리 업체들의 시가총액 증가 가시성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역대급 실적을 거둔만큼 직원들에게 돌아가는 성과급 양도 상당할 것으로 추측된다.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를 종합하면 대략 250조원 안팎에 달한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내년 초 성과급은 1인당 평균 7억2800만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취업시장에서는 역대급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희망하는 지원자가 늘면서 ‘반도체 고시’라는 단어까지 등장했다. 고졸 생산직 직무에 들어가기 위해 아예 학력을 낮추는 ‘역학력’ 현상도 나타난다. 한 온라인 취업 커뮤니티의 한 사용자는 SK하이닉스 생산직 공채 접수가 시작된 지난 13일 “애매한 지방대 4년제 학위 숨기고 고졸 학위만 제출해도 안 들키면 그만 아닌가요?”라는 글을 올렸다. 난이도가 높은 대졸 취업대신, 대학 학력을 숨기고 아예 고등학교 졸업을 뽑는 생산직으로 반도체 회사에 들어가겠단 것이다. 다른 예비 지원자도 “학점은행제 학사와 전문대 학위 둘 다 보유 중인데, 전문대 학위로만 생산직 지원 가능하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