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를 앓는 어머니를 홀로 부양하던 60대 남성이 극심한 정신적·경제적 고통 끝에 어머니를 살해해 징역형을 선고받는 등, 자식에 의해 부모가 목숨을 잃는 비극적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광주지법 제11형사부는 17일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된 A(63)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A씨는 올해 1월 전남 장성군의 선산에서 80대 어머니를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농사를 지으며 생계를 이어온 A씨는 수년 전부터 치매와 알츠하이머를 앓는 어머니를 홀로 돌봐왔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악화되면서 돌봄 부담이 극심해졌고, 결국 범행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A씨 어머니는 집이 아닌 화물차 짐칸에 머무르기를 원하는 등 이상 행동을 보였고, A씨는 실종을 우려해 경찰에 수시로 신고해야 했다.
특히 범행 직전 두 달 동안은 매달 70건이 넘는 실종 신고를 할 정도로 상황이 악화된 상태였다.
재판부는 “존속살해는 반인륜적 범죄로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면서도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전과가 없으며 극심한 고통 속에서 충동적으로 범행에 이른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서울에서는 인지능력이 저하된 어머니를 장기간 학대하다 사망에 이르게 한 남매에게도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는 같은 날 존속살해 및 노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매에게 각각 징역 7년과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다만 살인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존속살해가 아닌 존속폭행치사죄를 적용했다.
이들은 고령의 어머니가 거동이 불편하고 인지능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지난해 중반부터 지속적으로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는 반복된 폭행 끝에 결국 숨졌다.
재판부는 “폭행이 반복됐고 사망 결과가 중대하지만, 계획적 살인의 고의까지 인정하기는 어렵다”며 “피해자의 상태가 악화되자 치료를 시도하고 구조 요청을 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두 사건 모두 부모를 대상으로 한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충격을 주고 있다.
고령화와 함께 증가하는 돌봄 부담, 가족 내 학대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사례로 제도적 지원과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