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한화에 대한 평가는 전문가마다 엇갈렸다. 지난 시즌 33승을 합작한 폰세-와이스, 이른바 ‘폰와 듀오’가 해체된 영향이 커 지난 시즌의 한국시리즈 준우승에는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내리라는 부정적 평가도 있었고, FA 최대어 강백호 영입을 통한 타선 보강에 새로 영입한 윌켈 에르난데스와 오웬 화이트가 폰와 듀오에는 미치지 못하더라도 동반 10승을 거둔다면 가을야구는 물론 대권도 노릴 수 있는 전력이라는 긍정적 평가도 있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부정적 평가가 맞는 모양새다. 시즌 초반 부진으로 인해 연패에 빠져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 연패에 빠질 수 있지만, 경기력이 너무 떨어져 있는 데다 김경문 감독의 경기 운영도 팬들을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아 실망감이 더욱 큰 상황이다.
한화는 지난 10일 KIA전부터 16일 삼성전까지 홈인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치른 6경기를 내리 패했다. 연패의 가장 큰 이유는 마운드 붕괴다. 한화의 팀 평균자책점은 16일 기준 6.27로 최하위다.
특히 연패 기간 동안 한화 마운드는 불명예 기록도 썼다. 지난 14일 삼성전에서는 9명의 투수가 무려 18개의 4사구를 내줬다. 이는 KBO리그 역대 한 경기 최다 4사구 신기록이다. 지난 1990년 5월5일 잠실에서 LG 트윈스 마운드가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내줬던 기록(17개)을 무려 36년 만에 깼다. 마무리 김서현은 5-1로 앞선 8회 2사 1,2루에 등판했지만, 4사구 7개를 내주며 5-6 역전을 허용했다. 삼성은 이날 적시타도 때려내지 못했지만, 한화 마운드 덕분에 밀어내기와 폭투로 6점을 내며 승리를 당했다. 15일엔 외국인 에이스인 윌켈 에르난데스가 0.1이닝 만에 7피안타 7실점으로 마운드를 물러난 끝에 5-13으로 대패했다.
연이은 마운드 붕괴에 김경문 감독은 지난 11일 대전 KIA전에 선발 등판했던 아시아쿼터 외인 투수 왕옌청을 당겨썼다. 왕옌청이 5이닝 6피안타 3실점(0자책)으로 그나마 선발투수로서의 몫을 다했지만, 수비 실책으로 와르르 무너졌다. 수비 실책만 3개가 나와 1-6으로 패했다. 이날 한화가 내준 6점 중 자책점은 1점에 불과했다. 특히 1-3으로 뒤진 7회 2사 만루 상황에서 이재현의 우익수 플라이를 타구 판단을 제대로 못한 요나단 페라자가 공을 흘리면서 1-5로 벌어졌다. 잡기 어렵지 않았던 타구였던 만큼, 1-3으로 이닝을 끝냈다면 막판 추격전을 기대할 수 있었지만, 수비 실책 하나에 추격 동력을 잃고 말았다.
1-6으로 뒤진 9회말 1사 상항에서 채은성의 중전 안타가 플라이로 판정을 받았지만, 김경문 감독은 비디오 판독 요청을 하지 않았다. 이미 뒤집기 어렵다 싶어 수건을 던진건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요기 베라의 명언이나 ‘야구는 9회말 2아웃부터’라는 격언처럼 프로라면 마지막 아웃카운트까지 최선을 다 해야하지만, 벤치도 길어진 연패에 경기가 끝나기도 전에 포기하는 모습이 나오는 모양새다.
이런 상황에서 한화는 사직으로 옮겨 롯데와 17일부터 주말 3연전을 치른다. 롯데가 외인 2선발인 비슬리를 내세우는 반면 한화는 불펜 투수인 박준영을 임시 선발로 내세우는 만큼 연패 탈출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