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자 선정 기준을 정할 때 ‘소득 기준’으로 해야 할까, ‘지출 기준’으로 해야 할까. 정부가 기초생활 수급 선정 기준 개편 방안을 놓고 논의를 이어가는 가운데, 올해 하반기 발표될 종합계획에 어떤 결론이 담길지 주목된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17일 ‘제3차 기초생활보장 제도 발전 포럼’을 개최했다. 이스란 복지부 제1차관이 회의를 주재했다.
이날 논의의 핵심 쟁점은 공공부조 선정을 ‘소득’으로 볼지, ‘지출’까지 반영할 것인지다.
◆“기준중위소득 상대적 수준 하락…빈곤 대응 하락”
발제자로 나선 강신욱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준중위소득의 상대적 수준이 하락해 기초보장 대상 집단이 축소되고, 사회보장 제도의 범위도 축소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기준중위소득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선정과 급여액의 기준이 되는 국민 가구소득의 중윗값이다. 14개 부처 80여개 복지사업의 기준이 되고 있다. 생계급여는 기준중위소득의 32% 이하, 의료급여는 40% 이하, 주거급여 48% 이하, 교육급여 50% 이하, 교육부 국가장학금 300% 이하, 아이돌봄서비스는 200% 이하 등으로 정하는 방식이다.
복지부는 지난 2015년 맞춤형 개편 시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선정기준을 최저생계비에서 기준 중위소득으로 전면 전환한 바 있다. 이는 사회 전체 소득을 반영하는 상대 빈곤 관점을 도입해 다양한 복지욕구를 적정 수준으로 보장하기 위한 취지였다.
그러나 이런 기준중위소득이 제대로 된 중간값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강 위원은 기준중위소득이 시장소득 중윗값의 66.9%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강 위원은 “기준중위소득은 미래의 기초보장 중위소득에 대한 ‘예측치’ 개념으로 출발했다. 예측의 정확성과 별개로 ‘중위’값의 지위와 논리적, 실증적으로 연계돼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는 기초보장 중위소득과 구조적 연계가 없다”며 “따라서 소득분배 중위소득과 관련성도 없다. 예측 오차를 사후 보정할 장치도 상실했다”고 분석했다. 강 위원은 이에 최소한 해당 연도 2년 전 시점의 실측치에 기반해 기준중위소득을 예측해야 한다고 대안을 내놨다.
◆“공공부조 목적은 절대 빈곤 해소…최저생계비 기반을 둬야”
반면 김미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이날 발제자로 나서 공공부조제도의 본질적 목적은 절대 빈곤 해소라며, 수급자의 근로를 장려할 수 있도록 최저생계비에 기반을 둔 제도 개편 방향을 제안했다. 김 위원은 현재 기준중위소득을 바탕으로 한 맞춤형 개별급여가 일부 성과는 있었지만, 근로유인∙탈수급∙사각지대 해소라는 목표는 충분히 달성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은 “최저생계비 증가율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기준중위소득 증가율이 적용돼 수급자 삶의 질이 개선에 도움이 됐다”면서도 “급격한 급여증가는 수급자와 비수급자 사이의 형평성 문제를 심화했다”고 했다. 차상위를 포함한 비수급 빈곤층은 20212년 기준 125만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 위원은 현재의 근로유인 정책은 대체효과가 소득효과보다 적어 근로유인을 기대할 수 없고, 탈수급유인 효과는 ‘빈곤함정’이 존재하는 탓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은 수급자의 근로를 장려할 수 있도록 최저생계비에 기반을 둔 제도 개편 방향을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김 위원은 단기적으로 급여별 선정기준을 ‘경상소득의 일정 비율’에서 ‘가계지출의 일정 비율’로 바꾸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장기적으로는 선정기준을 현재 상대빈곤 기준에서 절대 빈곤 기준으로 법 개정을 통해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정부는 급여별 운영 현황, 소득인정액 기준 등 세부 주제에 대한 논의를 지속하고, 포럼을 통해 도출된 과제들을 오는 하반기 발표할 제4차 종합계획에 반영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