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2차 협상서 합의문 서명할 수도…파키스탄 중재 진전”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2차 회담을 앞두고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다. 협상 중재국인 파키스탄이 막후 접촉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양측이 우선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뒤 60일 안에 포괄적 합의문에 서명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7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측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과 이란이 2차 회담을 거쳐 합의문에 서명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익명의 한 파키스탄 소식통은 양측이 먼저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60일 이내에 포괄적 합의문을 발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세부 합의는 나중에 이뤄질 것”이라며 “양측 모두 원칙에는 공감하고 있고, 기술적인 부분은 추후 협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을 방문 중인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군 총사령관(왼쪽)이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협상 진전의 배경에는 파키스탄 군부의 적극적인 중재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외교 소식통은 파키스탄의 실세이자 이번 협상의 핵심 중재자로 꼽히는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군 총사령관이 지난 15일부터 이란 테헤란에서 고위급 회담을 이어가며 난제 해결의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무니르 총사령관은 이란 방문 첫날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과 회담한 데 이어, 다음 날에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 등 이란 최고위 지도부를 잇달아 만났다. 파키스탄 일간 익스프레스트리뷴은 그가 이란 군사작전을 총괄하는 하탐 알안비야 중앙사령부 수장과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고위 지휘관들과도 별도 회동했다고 전했다. 이들 회담에서는 적대 행위 종식을 위한 새로운 협상 틀과 후속 조치가 집중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쟁점은 여전히 뚜렷하다. AP통신에 따르면 협상 중재자들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 호르무즈 해협 문제, 전쟁 피해 배상 등 세 가지 사안을 중심으로 타협점을 찾고 있다. 휴전 연장과 정치적 합의의 큰 틀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지만, 실제 최종 문안에는 이들 현안을 어떻게 담아낼지가 관건이라는 뜻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협상 진전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전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이 거의 모든 것에 동의했다”며 “합의에 매우 근접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협상이 주말에 열릴 수도 있다”며 “파키스탄이 아주 잘해줬다. 협상이 이슬라마바드에서 타결된다면 나도 갈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분위기는 분명 협상 쪽으로 기울고 있지만, 이번 2차 회담은 휴전 국면을 임시 봉합하는 수준에 그칠지, 아니면 종전 합의의 실제 출발점이 될지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