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약 50개 국가와 국제기구가 참여한 ‘호르무즈해협 해상 항행의 자유 이니셔티브’ 회의에서 회의를 주도한 영국과 프랑스가 “방어적 국제임무를 주도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항행 자유 보장을 위해 실질적인 기여를 하겠다”고 밝혔다.
17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호르무즈 해협 해상 항행의 자유 이니셔티브’ 화상 회의에서 공동 주재자인 키어 스타머 영국총리와 엠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휴전에 맞춰 이란이 선언한 호르무즈 일시 개방을 환영하면서도 이는 영구적이어야 한다면서 국제 임무 계획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두 나라가 상황이 허락하는 대로 해협에서 방어적 국제 임무를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화상으로 참석한 정상 가운데 가장 먼저 발언에 나서 공공 자산이자 글로벌 공급망을 지탱하는 핵심축인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전 세계 에너지·금융·산업·식량안보 전반이 흔들리는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항행 자유 보장을 위해 실질적인 기여를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 선박 선원을 포함해 해협에 발이 묶인 선원들의 안전과 건강이 충분히 보장되기 어려운 환경이 지속되고 있는 점도 지적했다.
이날 회의에는 정부 수반 30여 명을 포함해 약 50개 국가와 국제기구의 대표가 참석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직접 엘리제궁을 찾았고 이란 전쟁 당사국인 미국과 이스라엘 등은 불참했다. 한국의 이재명 대통령은 화상으로 참석했다.
회의 직전 이란 외무장관이 레바논 휴전에 발맞춰 휴전 기간 상선에 한해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히 개방된다고 전격 선언하면서 해협 재개를 촉구하려던 회의 방향이 다소 변경됐다. 이에 따라 회의는 호르무즈해협에서 항행의 자유를 회복하고 세계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공동 노력 방안에 대한 논의가 주로 이루어졌다. 스타머 총리는 이날 오전에도 이번 회의의 의의를 “휴전은 영구적이어야 하고 합의가 이뤄져야 하며 해협이 개방돼야 한다는 원칙을 중심으로 한 국가 연합을 구축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 영국, 프랑스 등에 이란이 차단한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한 군함 파견을 요구했으나 동맹국들은 파병에 응하지 않았다. 대신 영국과 프랑스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위한 국제연대를 주도하고 있지만, 다국적 임무는 전투가 멈춘 다음에 방어적 성격에 국한해 수행될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