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세 미만도 종신형 선고 가능…헌법 바꾼 ‘엘살바도르’

엘살바도르 정부가 살인, 테러, 강간 등 강력범죄를 저지른 만 12세 이상 미성년자에게 최대 종신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했다. 한국은 만 14세 미만의 경우 ‘촉법소년’으로 규정해 범죄를 저질러도 처벌을 받지 않는다.

 

수감자의 인권이 낮기로 악명 높은 엘살바도르 감옥. 100여 명의 수감자가 30평쯤 되는 감방 안에서 생활한다. AFP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AP통신, 현지 매체 라프렌사그라피카 등에 따르면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은 12세 이상 미성년자가 살인·테러·강간 등 강력 범죄를 저지를 경우 최대 종신형에 처할 수 있도록 하는 헌법 개정안에 서명했다. 해당 법안은 15일 관보에 게재됐다. 이달 26일부터 시행된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기존 12~18세 미성년 범죄자에게 적용되던 특별 법적 절차는 폐지된다.

 

엘살바도르는 기존에도 강경한 형벌 체계를 유지해왔다. 종전 법정 최고형은 60년이었다. 청소년 범죄자는 이보다 형량이 낮았다.

 

이에 유엔 인권사무소는 이번 조치가 아동의 권리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며 비판했다. 반면 부켈레 대통령은 “과거의 법률 체계가 어린 범죄자들에게 사실상 면죄부를 줬다”며 강경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조치는 부켈레 정부의 초강경 치안 정책 연장선에 있다. 그는 2022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이후 군과 경찰을 총동원해 범죄 조직 단속에 나섰다.

 

엘살바도르 갱단 전용 교도소 ‘세코트’(CECOT)로 경찰에 의해 이송된 갱단원으로 추정되는 인물들. AFP 연합뉴스

부켈레 대통령은 2022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후 군·경 등 치안 당국을 총동원해 현재까지 범죄단체 조직 9만1000여명을 체포했다.

 

엘살바도르의 감옥은 가혹한 인권침해로 악명 높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2023년 1월 31일 중부 테콜루카 인근에 ‘테러범수용센터(CECOT)’를 지었다. 165만㎡에 달하는 부지에 건물 면적 23만㎡ 규모다. 감방은 100㎡로, 100여 명이 철제 매트리스와 공용변기 2개를 두고 생활한다.

 

인권 단체들은 이들 구금자 중 최소 500명 이상이 국가 감시하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