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군부가 호르무즈 해협을 일시 개방하겠다고 전격 선언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에 '경고에 가까운' 불만을 표시했다.
남은 휴전기간 상선에 한해 이란이 사전 조정한 항로를 따라야 한다고 조건을 달긴 했지만 아라그치 장관이 17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에 올린 이 글로 유가가 폭락하는 등 큰 파장을 일으켰다.
아라그치 장관의 발표에 이란군은 즉시 제동을 걸었다.
그가 엑스에 글을 올린 직후 익명의 이란군 고위 관계자는 국영방송 등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해군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적과 연관되지 않은 선박이어야 한다"고 입장을 냈다.
그러면서 "협상이 외무부 단독으로 추진되지 않는다는 게 명백한 만큼 팀 전체가 내린 결정을 통일된 방식으로 설명해야 한다"며 "트럼프와 같은 비윤리적 기회주의자의 반응에 대응하는 계획도 치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같은 비판이 쇄도하자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호르무즈 해협 개방 결정에 대해 "외무부만의 결정이 아니라 이란의 의사결정 체계에 기반한 결정으로, 8일 발표(휴전합의)의 약속에 따른 것 "이라며 "상대가 합의를 깨면 이란도 그에 상응하는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미국의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계열 매체들은 아라그치 장관의 게시글 탓에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에 관한 여론을 주도할 기회를 줬다고 비판했다"고 평론했다.
결국 이란 군부는 18일 미국의 계속된 해상봉쇄를 이유로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봉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런 이란 정부와 군부의 엇박자는 강고한 통치자였던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사망과 전쟁의 혼란 속에서 이란 권부에서 실제로 '내분'이 벌어졌다는 방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ISW는 "이란 정권 내부의 광범위한 분열을 반영한다"며 "이란 내 서로 다른 파벌이 협상안에 대해 입장이 매우 상이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한편으론 미국과 2차 협상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극심한 예측 불가능성에 이란도 냉온탕을 오가는 심리전으로 맞선다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과 협상에서 가장 강력한 지렛대인 호르무즈 해협을 쥐락펴락하는 급변동성을 보임으로써 언제든지 국제 유가는 물론 세계 경제를 뒤흔들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논란의 당사자인 아라그치 장관은 17일 오후 텔레그램 채널에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한다는 글을 올린 뒤 이후 침묵하다가 '이란군의 날'인 18일 낮 '친애하는 아미르 하타미 이란군 총사령관께'라는 제목으로 군의 희생에 감사한다는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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