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건희(20)·박수하(18)·박윤재(17). 미국을 대표하는 발레단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ABT)에서 차세대 스타를 키우기 위해 운영하는 ABT 스튜디오 컴퍼니(컴퍼니)의 샛별이다. 이들이 4월 17·18일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서 열린 컴퍼니 발레 갈라 공연 무대에서 일취월장한 기량을 선보이며 금의환향했다.
ABT 소속 무용수의 80% 이상을 배출하는 컴퍼니는 17~21세 소수 정예 무용수를 엄격한 오디션을 통해 매년 12~14명만 선발한다. 박윤재는 지난해 로잔 국제 발레 콩쿠르에서 1위와 베스트 영 탤런트상을 수상한 유망주다. 그는 로잔 우승 후 여러 발레단의 제안을 검토하다 ABT를 택했다며 “ABT 영상을 보며 ‘나도 저 무대에서 저 무용수들처럼 춤추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가장 큰 이유는 직감이었다”고 밝혔다.
박건희는 2024년 세계 최대 규모의 청소년 발레 경연인 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YAGP) 뉴욕 파이널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박수하는 2023년 로잔 콩쿠르 파이널리스트로 선정된 뒤 ABT 공식 부설학교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 스쿨에 전액 장학생으로 입학해 지난해 9월 스튜디오 컴퍼니에 정식 합류했다.
세 무용수 모두 선화예중·예고, 한국예술종합학교 등 국내 교육 기반 위에 세계 무대로 도약한 공통점을 지닌다. 이들은 세계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과 미국의 교육 방식이 뚜렷이 다르다고 입을 모았다. 박수하는 “한국에서는 극한적인 교육을 받았다면 미국에서는 춤 추는 것을 즐기는 방법을 배웠다”며 “기본기를 쌓기에는 한국 시스템만 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박건희는 클래스 안에서 드러나는 인성과 예절, 파드되·재즈·안무 등 다양한 메소드를 경험할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차이라고 설명했다. 박윤재는 한국에서는 단점 보완에 집중했다면 ABT에서는 장점을 극대화하고 무용수 개개인의 개성을 끌어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했다.
국제 무대에서 한국 무용수의 경쟁력에 대해 박건희는 “YAGP에서 한국 출전자들의 기본기와 테크닉이 월등했다”며 “이제 거기에 각자만의 색을 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수하는 “탄탄한 기본기와 성실성이 강점이지만 혹독한 훈련 체계 속에서 개성이 억눌리는 경우가 있다”며 “한국의 기본기를 따르되 본인만의 고유한 예술성을 놓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박윤재는 한국 무용수가 어릴 때부터 다양한 장르를 접하는 경험의 폭을 더 넓혀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