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오후, 서울 강남의 한 백화점 지하. SNS에서 화제가 된 디저트를 사기 위해 긴 줄이 늘어서 있다.
같은 시각, 인근 대형마트에서는 ‘1000원 상품’ 코너 앞에 장바구니를 든 소비자들이 몰려든다. 소비의 방향이 두 갈래로 나뉘는 장면이다. 실제 소비 흐름도 빠르게 갈라지고 있다.
19일 국가데이터처 ‘2026년 2월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전체 거래액은 22조5974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5.9% 증가했다. 특히 농축수산물은 32.7%, 음·식료품은 12.2% 늘며 장보기 중심의 실속 소비가 빠르게 확대됐다.
반면 외식·체험 중심 소비도 회복 흐름을 이어가며 ‘쓰는 소비’와 ‘아끼는 소비’가 동시에 커지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백화점은 ‘경험 소비’를 정조준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 1층 스위트파크에서는 ‘월간빵지순례’ 팝업이 열렸다. 전국 유명 베이커리를 한자리에 모아 SNS에서 화제를 모은 디저트를 선보이며 집객 효과를 노린다.
버터떡, 두바이식 디저트 등 최근 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탄 제품들이 전면에 배치됐다. 인천 기반 구움과자 전문점 호카스콘샵, 쫀득 쿠키로 알려진 팔레트디저트, 베이글·모찌빵으로 유명한 구움양과점, 일산의 프리미엄 베이커리 점선면 등이 참여했다.
롯데백화점도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잠실 롯데월드몰에서는 ‘러닝 부트 캠프’ 팝업을 열고 주요 러닝 브랜드 제품을 할인 판매하는 동시에 굿즈 증정과 이벤트를 결합해 체험 요소를 확대했다.
반면 대형마트는 ‘가격’으로 승부를 건다.
롯데마트는 과일과 정육을 중심으로 대규모 할인에 나섰다. 블루베리, 포도, 수박, 망고 등 과일 전 품목과 한우 등심, 삼겹살 등 주요 육류를 최대 50% 저렴하게 선보인다.
롯데슈퍼는 소포장 과일과 간편식 중심으로 근거리 장보기 수요를 공략한다. 토마토, 참외 등 제철 과일과 함께 닭강정, 초밥 등 즉시 소비 가능한 먹거리를 특가로 내놓았다.
홈플러스는 오는 22일까지 PB ‘심플러스’를 앞세운 초저가 행사를 진행한다. 아메리카노, 콩나물, 감자칩 등을 1000원에 판매하고 태국산 계란(30구)을 5000원대에 한정 판매하는 등 장바구니 부담을 낮추는 데 집중했다.
이 같은 흐름은 단순 할인 경쟁을 넘어 소비 구조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면서 소비가 경험형과 실속형으로 명확히 나뉘고 있다”며 “이제는 ‘즐길 땐 확실히 쓰고, 살 땐 최대한 아끼는’ 이중 소비 패턴이 굳어지는 단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