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수동 서울숲. 익숙한 산책로 사이로, 올해는 전혀 다른 풍경이 들어선다.
19일 서울시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국제정원박람회는 개막 158일 만에 누적 방문객 1000만명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개막 전후 1주일 기준 인근 상권 신용카드 매출은 20%, 생활인구는 40% 증가했다.
정원 하나가 사람의 흐름과 소비를 동시에 바꾼 셈이다.
오는 5월 1일 개막하는 ‘2026 서울국제정원박람회’에는 농심, 스타벅스, 무신사, 컬리 등 유통·식품 기업들이 대거 참여한다. 단순 전시를 넘어, 소비자를 ‘머물게 하는 공간’을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됐다.
올해 박람회에는 카카오프렌즈와 포켓몬코리아까지 합류해 캐릭터 IP 기반 ‘팝업 정원’도 선보인다.
농심은 신라면 40주년을 맞아 ‘라면에 담긴 매콤한 행복(Spicy Happiness In Noodles)’ 정원을 조성한다. 약 1428㎡ 규모 공간에 면발의 곡선과 끓는 물의 기포를 형상화한 조형물을 배치하고, 중앙에는 ‘라면 그릇’ 형태의 파빌리온을 세운다. 관람객이 그 안에 들어가 체험하는 구조다.
무신사는 ‘직물의 유연함’을 테마로 성수의 지역 정체성을 결합한 휴식 공간을 만든다. 서울숲 아뜰리에길 일대를 패션 거점으로 확장하는 ‘서울숲 프로젝트’와 연계해, 정원 관람 이후 인근 매장으로 이어지는 소비 동선을 설계했다.
컬리는 2023년 조성한 ‘샛별정원’을 유지·확장한다. 종이박스 재활용 수익금으로 시작된 이 공간은 시간이 지나며 서울숲의 일부처럼 자리 잡았다. 일회성 전시가 아닌 ‘지속되는 브랜드 공간’ 전략이다.
스타벅스는 기존 ‘쉬었다가길’을 탄소 저감 식물과 커피박 업사이클링 구조물로 재조성하고, 5월 중 고객 참여형 친환경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제품이 아닌 경험을 자연스럽게 각인시키기 유리한 환경이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4조2904억원에 달했고, 모바일 비중은 77.4%에 이르렀다. 거래는 이미 충분히 디지털로 이동한 상태다.
그만큼 기업들은 반대로 움직인다. 클릭으로 끝나는 소비가 아니라, 공간 안에서 시간을 쓰게 만드는 방식이다.
정원은 그 해답에 가깝다. 공원 특성상 체류 시간이 길고, 동선이 자연스럽다. 광고를 보지 않아도 브랜드를 경험하게 되는 구조다.
여기에 서울시 정책 협력에 따른 공공성, 탄소 저감 등 ESG 성과까지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