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대한 정보가 중요해지는 가운데 국내 주요 상장사들의 ESG공시 역량이 현재도 충분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럼에도 해당 제도를 추진 중인 금융위원회는 주요 기업들의 부담을 이유로 자산총액 30조원 이상인 일부 기업에만 ESG공시 의무화를 추진 중인 상황이다.
국회ESG포럼 공동대표인 민병덕(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지난 16일 공개한 설문조사 내용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ESG담당 임직원들은 연결자산총액 5조원 이상 및 10조원 이상 국내 상장 기업의 ESG공시 역량을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유엔글로벌콤팩트(UNGC) 한국 회원사 120곳의 ESG 담당 실무진 및 임원진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70.9%가 자산총액 10조원 이상 상장기업의 ESG공시 능력이 높다고 응답했다. 아울러 자산총액 5조원 이상도 ESG공시 능력이 높다고 응답한 비율이 45.8%를 차지했다.
현재 금융위는 ESG공시 의무화 시기 2028년, 대상은 자산총액 30조원 이상(58개 기업)을 목표로 제도를 추진 중이다. 본래 ESG공시는 2026년 시행할 예정이었지만 금융위는 국내 상장사들의 공시의무부담, 준비부족 등을 이유로 시행시기를 2년이나 미뤘다.
하지만 해당 설문조사에 따르면 자산총액 30조원 이상 기업뿐 아니라 10조원, 5조원 이상 기업들의 ESG공시 역량은 이미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국회ESG포럼 민병덕 의원실은 “금융위가 우리 기업들의 역량 및 준비부족, 법적 부담 등을 고려해 2028년 시행, 자산총액 30조원을 대상으로 공시를 시작한다고 밝혔지만 설문조사 결과는 금융위 계획과는 다른 결과”라며 “이는 ESG데이터와 공시를 주 업무로 담당하는 ESG담당 임직원들의 응답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병덕 의원은 “지금은 재무정보만으로 투자받기 어려운 시대이며 글로벌 자본시장은 이미 지속가능성 정보를 요구하고 있다”며 “ESG 공시는 투자자와 금융기관으로부터 자본을 조달하고 고객사와의 안정적·장기적 공급망 계약을 유지하기 위한 사실상의 비즈니스 면허”라고 강조했다. 이어 “금융위는 3월 말 피드백과 이번 ESG 실무 담당자의 설문 결과를 반영한 최종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