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 상장과 아르테미스 2호의 성공적인 달 탐사로 미국 우주·항공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자연스레 관련 미국 우주·항공 상장지수펀드(ETF)에도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지난해 하나자산운용이 국내 최초로 미국 우주·항공관련 ETF를 출시하면서 주목을 끈 가운데 삼성자산운용·한국투자신탁운용·미래에셋자산운용이 최근 잇달아 관련 ETF를 내놨다. 다만 ETF 수익률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되는 스페이스X가 아직 비상장사인 만큼 지금은 국내 ETF에는 스페이스X를 담을 수 없다. 그럼에도 운용사들이 ETF를 홍보하는 과정에서 마치 스페이스X를 편입한 것처럼 홍보해 과장광고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우주·항공 ETF 4종, 뭘 담았을까
상장 약 5개월이 지난 16일 기준 1Q 미국우주항공테크는 6254억원의 순자산총액을 기록 중이다. 상장일 기준 수익률은 27.89%에 달한다. 다만 해당 상품은 1월에 1만5000원대까지 급격히 가격이 상승한 뒤 현재는 1만2000원대를 기록하면서 최근 3개월 수익률은 ?14.59%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삼성운용은 ‘KODEX 미국우주항공’ ETF를 내놨다. 출시 약 한 달이 된 17일 기준 이 상품의 순자산총액은 3870억원에 달한다 KODEX 미국우주항공역시 1Q 미국우주항공테크처럼 로켓랩을 가장 많은 비중(20.17%)으로 담고 있다. 이어 △AST스페이스모바일(13.81%) △인튜이티브머신즈(9.91%) △에코스타(7.78%) △플래닛 랩스 PBC(6.95%) 순이다. AST스페이스모바일은 미국 우주 기반 위성통신 기업이고 인튜이티브 머신스는 달 탐사 등을 시도하고 있는 미국 우주기업이다.
한투운용·미래운용도 지난 14일 잇따라 관련 상품을 출시했다. 한투운용이 내놓은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는 출시 3일 만에 4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미래운용이 출시한 TIGER 미국우주테크는 순자산 982억원을 기록했다.
두 상품은 앞서 하나·삼성운용이 담은 로켓랩을 많은 비중으로 담고 있다. 다만 한투운용 상품은 미국 위성통신·무선네트워크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에코스타(22.88%)를 가장 많이 담고 이어 로켓랩(18.6%)을 담았다. 반면 미래운용 상품은 에코스타(6.11%) 비중이 적고 로켓랩(24.88%) 비중은 높다.
◆비상장사‘스페이스X’… 과장광고 주의해야
같은 우주·항공 ETF여도 그 안에 담은 종목들은 서로 상이한 모습이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이 4개 ETF에 관심을 쏟는 이유는 딱 하나다. 바로 스페이스X와 연관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미국 우주항공 ETF가 봇물을 이루자 금융당국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가장 먼저 미국 우주·항공 ETF를 출시한 하나자산운용을 문제 삼았다. 하나자산운용이 1Q 미국우주항공테크를 홍보하면서 ‘스페이스X를 국내 최초로 편입했다’는 문구로 광고를 했는데 금감원은 하나자산운용의 광고문구가 금융소비자보호법상 허위·과장광고 위반 행위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실제로는 스페이스X 지분을 보유한 미국 ETF를 간접 편입한 방식이기 때문이다.
하나운용이 스페이스X를 편입했다고 광고한 시기는 공교롭게도 삼성운용이 우주·항공 관련 ETF를 내놓은 시기와 맞물린다. 하나운용이 해당 ETF를 처음 내놨을 당시 홍보문구에는 스페이스X가 없었지만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자 ‘스페이스X 상장 즉시 편입’ 문구를 사용했고, 이후 경쟁 ETF까지 등장하자 스페이스X 편입이라는 문구를 넣은 것으로 보인다.
스페이스X는 아직 비상장기업인 만큼 지금 당장 ETF에 편입시킬 수는 없다. 따라서 스페이스X 편입 등의 문구는 과장광고에 해당할 수 있다. 이에 삼성·한투·미래운용 등은 ‘스페이스X는 지수 내 포함되지 않았지만 추후 편입 예정’, ‘스페이스X 상장 즉시 편입’, ‘스페이스X 상장 등 메가트렌드에 기민하게 대응’ 등의 문구를 넣어 자사 ETF를 투자자에게 홍보하고 있다.
다만 4개 운용사는 자사 ETF에 들어있지 않은 스페이스X라는 단어를 넣어 홍보하고 있는 만큼 여전히 해당 ETF에 스페이스X가 들어가 있는 것처럼 투자자가 오인할 여지는 충분한 상황이다. 또한 스페이스X가 상장하더라도 수많은 펀드가 동시에 매수에 가담하며 주가 변동성이 극심해질 수 있고, 유통물랑에 따라 목표한 만큼 편입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