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휴전 종료일이 임박했음에도 양국 협상에 대한 긍정적 전망과 불안함이 공존하는 ‘시계제로’의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종전협상의 핵심 의제가 될 것이 확실한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둘러싼 혼란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이 과정에서 양국 간의 불신도 속속 드러나고 있어서다.
2차 회담 준비는 일단 진행되는 분위기다. 19일(현지시간) 익스프레스트리뷴 등 파키스탄 매체들에 따르면 파키스탄 당국은 수도 이슬라마바드 보안 경계 태세를 강화했다. 주요 도로변에 있는 주택·상점·상가·호텔 등 건물들의 보안 상태를 확인하고 관계자가 아닌 사람의 출입을 금지했다. 이슬라마바드 인접 도시인 라왈핀디에 있는 누르 칸 공군기지와 이슬라마바드 국제공항 주변 주요 지역에 적색경보를 발령, 사실상 봉쇄했다. 항공편으로 라왈핀디에 도착하는 외국 대표단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당초 2차 회담일은 20일로 예측됐다. 한 파키스탄 소식통은 2차 회담에서 양국이 먼저 원칙적인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뒤 60일 이내에 세부 합의를 담은 포괄적 합의문을 발표할 수 있다고 구체적인 협상 타임라인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란의 일시적 봉쇄 해제와 미국의 역봉쇄 유지 선언이 얽히며 호르무즈해협의 통제권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이란 내부에서 생겨난 것이 변수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이란 전쟁 개전 이후 전 세계는 호르무즈해협 통제가 만들어낸 강력한 경제적 타격을 실감했고, 이는 자연스럽게 이란이 분쟁 국면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억지력이 됐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란이 결국 재봉쇄에 나서면서 강경파의 목소리가 한층 커지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 군사정보국 이란 지부 전 책임자인 대니 시트리노비츠 애틀랜틱 카운슬 연구원은 “이제 향후 분쟁이 발생하면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는 것이 이란의 교과서에서 가장 먼저 언급될 조치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협상을 종용하면서도 강경한 목소리를 함께 내고 있다는 것이 불안함을 더 키운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워싱턴으로 돌아오는 전용기 안에서 취재진에게 22일까지 미국과 이란이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휴전을 연장할 가능성에 관해 “아마도 휴전을 연장하지 않겠지만, (이란 해상에 대한) 봉쇄는 계속 유지할 것”이라면서 “봉쇄가 유지되면 불행하게도 우리는 다시 폭탄을 투하해야 한다”며 이란 공격을 재개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미군이 며칠 내로 호르무즈해협과 이외의 공해상에서 이란과 연계된 선박을 나포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WSJ가 18일 보도하기도 했다. 특히, 미국의 제재를 피해 은밀하게 원유를 수송하는 ‘암흑 선단(Dark Fleet)’이 핵심 나포 대상으로 알려졌다. 호르무즈 역봉쇄를 넘어 선박 나포까지 동원해 이란의 경제적 ‘목줄’을 죄겠다는 뜻으로 이른바 ‘경제적 분노’ 작전의 연장선상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방안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용인 아래 준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안나 켈리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해상봉쇄와 경제적 분노 조치들이 결합하면 협정 타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