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9일 5박6일 일정의 인도·베트남 순방에 돌입했다. 중동 사태 여파로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이 대통령은 고속 성장 중인 두 나라를 잇달아 방문해 에너지 위기와 공급망 불안 등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협력 강화에 나선다.
이 대통령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초청으로 인도를 국빈방문하기 위해 이날 출국해 뉴델리에 도착했다. 이 대통령은 인도의 국빈 방문 관례에 따라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을 접견하고 현지 동포들과 만찬 간담회를 갖는 것으로 순방 첫 일정을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24일까지 뉴델리와 베트남 하노이를 차례로 방문해 양국 정상과 정상회담을 갖고 핵심 분야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다.
이 대통령의 인도 방문은 8년 만에 이뤄지는 우리 정상의 인도 국빈방문으로, 역대 정부 출범 후 최단기간 내에 성사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베트남 방문은 이달 초 출범한 베트남 새 지도부의 첫 국빈 맞이 행사다. 지난해 8월 이재명정부의 첫 국빈으로 또럼 당서기장이 방한한 지 8개월 만에 이뤄지는 답방이기도 하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순방의 의미에 대해 “고속 성장 중인 두 국가를 연달아 방문하는 이번 순방을 계기로 우리 외교의 지평을 넓히고 여러 핵심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을 고도화하는 기회를 물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순방에서는 중동 사태가 촉발한 에너지·공급망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경제안보 협력 강화가 핵심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AI)과 같은 미래지향적 경제 협력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 방문 이틀째인 20일에는 공식환영식을 시작으로 간디 추모공원에서 헌화한 뒤 모디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다. 소인수회담과 확대회담 순으로 진행되는 정상회담 후에는 양해각서(MOU) 교환식과 공동언론발표가 이어지고 모디 총리 주재 오찬이 이어진다. 위 실장은 “한·인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 전반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가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양국 경제계 주요 인사들과 교류한 후 국빈 만찬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이번 인도 방문을 통해 ‘글로벌 사우스 외교’를 본격적으로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사우스 선도국인 인도는 14억명의 인구와 세계 4위의 경제 규모, 연 7%의 성장세를 바탕으로 이재명정부의 ‘국익 중심 실용외교’ 외연 확장에 핵심적 파트너로 꼽힌다.
양국 경제 협력의 새로운 동력 창출을 위한 논의도 이뤄진다. 이 대통령은 이번 방문을 계기로 한·인도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 개선 협상을 가속화해 2030년까지 양국 교역액 500억달러 달성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또 조선·해양, 금융, AI, 방산 등 전략 분야에서 우리의 강점을 살린 신규 협력 사업도 발굴해 양국 경제 협력의 새 장을 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한반도 문제를 포함한 지역 및 글로벌 현안에 대한 공조 강화도 꾀한다. 위 실장은 “양국 정상이 중동 전쟁 등으로 격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에너지 공급망 관련 긴밀한 공조를 유지하고 한반도와 역내 평화를 위해 건설적 협력을 이어나가자는 서로의 의지를 확인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21일부터 24일까지 예정된 베트남 국빈방문에서는 상호 방문 조기 실현을 통한 최상의 파트너십 구축을 기대한다. 위 실장은 “또럼 당서기장이 이 대통령의 첫 국빈으로 지난해 방문한 데 이어 이 대통령이 베트남 신지도부의 첫 국빈으로 베트남을 방문함으로써 양 정상 간의 개인적인 유대가 더욱 깊어지고 공동의 발전 비전과 미래를 향한 양국 간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순방에는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도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해 경제외교를 뒷받침할 예정이다. 경제사절단에는 대한상의 회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가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