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스케치] 李대통령 “서슬 퍼런 독재 사슬 끊어낸 4·19 정신으로 ‘내란의 밤’ 물리쳐”

이재명 대통령은 4·19혁명 66주년을 맞은 19일 “서슬 퍼런 독재의 사슬을 끊어내고 대한민국 헌법의 뿌리로 태어난 4·19 정신이 있었기에 2024년 12월 겨울밤 우리 대한국민들은 마침내 내란의 밤을 물리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민주주의야말로 5200만 국민 한 명 한 명의 잠재력과 역량을 발견하고, 저마다의 꿈으로 행복을 키우며 각자의 삶을 존엄하게 만들 수 있는 가장 유용하고 합리적인 체제임을 끊임없이 우리가 입증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4·19혁명 기념식을 마치고 출국해 5박6일 일정의 인도·베트남 순방에 돌입했다. 중동 사태 여파로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이 대통령은 고속 성장 중인 두 나라를 잇달아 방문해 에너지 위기와 공급망 불안 등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협력 강화에 나선다.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서울 강북구 국립 4·19민주묘지에서 열린 4·19혁명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①李 “민주주의가 가장 합리적인 체제라는 점 끊임없이 입증해 나가야”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강북구 국립 4·19민주묘지에서 열린 4·19혁명 기념식에서 “분연히 떨쳐 일어선 시민들의 담대한 용기는 굴곡진 대한민국 현대사의 갈림길마다 우리에게 길을 알려준 민주주의의 등불이 됐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의 자랑스러운 민주주의 역사는 순풍에 돛을 단 유람선처럼 평온하게 온 것이 결코 아니다”며 “격랑의 파도를 넘고 넘어, 어느 곳 하나 성할 데 없는 상처투성이의 모습으로, 한 걸음씩 전진해 온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독재의 군홧발은 불평등과 빈곤의 틈새를 파고들어 민주주의 파괴를 정당화한다”며 “때로 고집스러울 만큼 정치의 책임은 오직 민생이라고, 국민의 삶이 국가의 존재 이유라고 말씀드리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민주주의가 가장 유용하고 합리적인 체제라는 것을 우리가 입증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그래야 반민주 세력이 다시는 우리의 자유와 일상을 빼앗고 국민의 소중한 삶을 유린하지 못하도록 막아낼 수 있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민주유공자들과 선열들이 그토록 간절히 소망했던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향해, 흔들림 없이 뚜벅뚜벅 나아가겠다”며 “대한국민의 DNA에 오롯이 남겨진 자유와 평등, 통합과 연대의 민주주의를 더욱 빛나는 미래로 물려줄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사람의 목숨은 누구에게나 똑같다”며 “모두를 위해 목숨을 던질 수 있는 것도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기억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인도를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9일(현지시각) 뉴델리 팔람 공군기지에 도착한 공군 1호기에서 내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②李대통령, 24일까지 인도·베트남 국빈 방문…“전략적 협력 고도화”

 

이 대통령은 4·19혁명 기념식을 마치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초청으로 인도를 국빈방문하기 위해 서울공항을 통해 출국해 뉴델리에 도착했다. 이 대통령은 인도의 국빈 방문 관례에 따라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을 접견하고 현지 동포들과 만찬 간담회를 갖는 것으로 순방 첫 일정을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24일까지 뉴델리와 베트남 하노이를 차례로 방문해 양국 정상과 정상회담을 갖고 핵심 분야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다. 

 

이 대통령의 인도 방문은 8년 만에 이뤄지는 우리 정상의 인도 국빈방문으로, 역대 정부 출범 후 최단기간 내에 성사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베트남 방문은 이달 초 출범한 베트남 새 지도부의 첫 국빈 맞이 행사다. 지난해 8월 이재명정부의 첫 국빈으로 또럼 당서기장이 방한한 지 8개월 만에 이뤄지는 답방이기도 하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순방의 의미에 대해 “고속 성장 중인 두 국가를 연달아 방문하는 이번 순방을 계기로 우리 외교의 지평을 넓히고 여러 핵심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을 고도화하는 기회를 물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순방에서는 중동 사태가 촉발한 에너지·공급망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경제안보 협력 강화가 핵심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AI)과 같은 미래지향적 경제 협력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③李 “호르무즈해협 내 항행의 자유 보장 위한 실질적 기여” 천명

 

이 대통령은 호르무즈해협에서의 자유로운 통항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프랑스·영국 주도의 국제 정상회의에선 해협 봉쇄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해협 내 항행의 자유 보장을 위한 실질적인 기여를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17일 프랑스에서 열린 호르무즈해협 자유 항행에 관한 화상 정상회의에 참석해 현 교착 상태를 조속히 해소하고, 해협의 안정을 위한 관리 메커니즘을 국제사회가 함께 모색해 나갈 것을 제안했다. 50여개 국가 정상·대표들이 참석한 이번 회의에선 호르무즈해협 항행 자유를 위한 국제적 노력, 선원 안전 및 선박 보호, 전쟁 종식 후 항행 안전보장을 위한 실질적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프랑스 현지에서 회의에 참석한 프랑스, 영국, 독일, 이탈리아를 제외하고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한 정상 중 가장 먼저 발언한 이 대통령은 공공 자산이자 글로벌 공급망을 지탱하는 핵심축인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전 세계 에너지·금융·산업·식량 안보 전반이 흔들리는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이 대통령은 회의 종료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선 “글로벌 책임강국으로서 국제법에 기반한 해협 내 항행의 자유 보장을 위해 책임 있는 역할을 수행해 나가겠다”며 “향후 상황 변화에 대비해 외교·군사적 협력 증진 방안도 적극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자유로운 국제 통항 원칙과 글로벌 공급망 안정에 기여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주도적으로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향후 해협 정상화 과정에서 한국 정부의 참여 수준이 어느 정도가 될지 주목된다. 이번 회의 참석국들은 종전 후 해협 내 항행의 자유와 안전을 확보하고 신뢰를 제고하기 위한 외교적·군사적 협력을 증진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