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시간, 신호가 적색으로 바뀐 교차로. 우회전을 시도하던 차량 한 대가 잠시 멈춰 선다. 뒤따르던 차량에서는 곧바로 경적이 울린다. 멈춰야 하는지, 그대로 지나가도 되는지 판단이 엇갈리는 몇 초의 순간이다.
이 짧은 판단이 사고로 이어질 경우, 가장 크게 위험에 노출되는 쪽은 보행자다. 실제 우회전 사고 사망자 가운데 56%가 보행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이 바로 이 ‘몇 초의 선택’을 집중 단속 대상으로 삼았다.
경찰청은 20일부터 6월 19일까지 우회전 통행 방법 위반 행위에 대한 집중 단속을 실시한다. 단속은 교차로 등 우회전 사고 위험이 높은 구간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현행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우회전하려는 운전자는 전방 신호가 적색일 경우 정지선이나 횡단보도, 교차로 직전에서 반드시 일시 정지한 뒤 보행자 유무를 확인하고 진행해야 한다.
우회전 이후 만나는 횡단보도에서도 보행자가 건너고 있거나 건너려는 경우에는 반드시 멈춰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승용차 기준 범칙금 6만원과 벌점 10점이 부과된다.
문제는 제도 시행 2년이 지났음에도 현장 혼선이 여전하다는 점이다. 일시 정지 없이 그대로 통과하거나, 앞차가 멈췄을 때 뒤차가 경적을 울리는 등 법규 오인과 운전자 간 마찰이 반복되고 있다.
이 같은 혼선은 실제 사고 위험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우회전 교통사고는 1만4650건 발생했고, 75명이 사망했으며 1만8897명이 다쳤다.
특히 사망자 75명 중 42명, 전체의 56%가 보행자였다. 같은 기간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중 보행자 비율이 36.3%인 점과 비교하면, 우회전 상황에서 보행자 위험이 훨씬 높다는 의미다.
결국 ‘잠깐 멈추지 않은 몇 초’가 보행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구조다. 경찰 관계자는 “우회전 시 일시 정지 후 보행자를 확인하고 서행하는 것만으로도 사고 예방 효과가 크다”며 “이번 집중 단속을 통해 운전자 인식이 보다 명확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