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5년 연구 헛되지 않아”…공중에서 탄 뿌리는 미사일 기술 집중하는 북한

북한이 집속탄(확산탄) 탄두와 공중지뢰살포탄을 장착한 근거리탄도미사일(CRBM)을 시험발사하며 실전능력을 부각했다. 6∼8일 집속탄 시험을 했다고 밝힌 데 이어 이달만 두번째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0일 “미사일총국은 전날 개량된 지상 대 지상 전술탄도미사일 ‘화성포-11라’형 전투부(탄두) 위력 평가를 위한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딸 주애와 함께 참관했다.

북한이 단거리 지대지 탄도미사일 집속탄두 위력을 평가하는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20일 "미사일총국은 19일 개량된 지상 대 지상 전술탄도미사일 '화성포-11라'형 전투부(탄두) 위력 평가를 위한 시험발사를 진행하였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통신은 이번 발사의 목적이 “전술탄도미사일에 적용하는 산포전투부(집속탄 탄두)와 파편지뢰전투부의 특성과 위력을 확증하는 데 있다”며 “136㎞ 계선의 섬 목표를 중심으로 설정된 표적지역으로 발사한 미사일 5기의 전술탄도미사일들이 12.5~13㏊ 면적(축구장 약 17~18개 규모)을 매우 높은 밀도로 강타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방파제 끝에서 화성포-11라형을 발사해 집속탄이 섬 표적(알섬)을 타격하는 장면을 담은 사진들을 공개했다.

 

시험을 참관한 김 위원장은 “오늘 우리가 터득하고 갱신한 기술과 기록은 미사일 전투부 전문연구집단을 조직하고 5년이라는 시간을 바친 것이 조금도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준 귀중한 결과물”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이 이날 공개한 미사일 시험발사는 공중에서 탄을 뿌리는 기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미사일 1발로 지표면에 있는 다수의 적 병력과 시설을 무력화할 수 있는 기술이다.

북한이 단거리 지대지 탄도미사일 집속탄두 위력을 평가하는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20일 "미사일총국은 19일 개량된 지상 대 지상 전술탄도미사일 '화성포-11라'형 전투부(탄두) 위력 평가를 위한 시험발사를 진행하였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통상적으로 탄도미사일에는 고폭탄을 탑재한다. 고폭탄은 건물 등 단일 표적을 파괴할 수 있으나, 특정 면적에 걸친 광역 타격에는 제약이 있다. 집속탄은 탄도미사일 비행이 종말단계에 접어들었을 때, 표적 상공에서 탄두가 다수의 자탄(새끼탄)들을 공중에 분산시키면서 살포한다. 이를 통해 고폭탄보다 훨씬 넓은 면적을 무력화할 수 있다. 한국군과 주한미군이 운용중인 에이태킴스(ATACMS) 전술미사일도 집속탄 사용 능력을 갖추고 있다.

 

북한이 파편지뢰전투부라고 호칭하는 공중지뢰살포탄은 표적 상공에서 다수의 지뢰를 대량으로 신속하게 살포하는 개념이다. 집속탄은 지면에서 폭발하지만, 공중지뢰살포탄에 의해 낙하한 지뢰들은 인력과 장비를 추가 투입해서 제거해야 한다. 그전까지는 해당 지역을 사용할 수 없다. 공중에서 지뢰를 살포하면, 불규칙적인 형태로 다수의 지뢰가 지면에 설치된다. 그만큼 제거에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 북한군으로선 한·미 연합군이 파편지뢰 살포 지역을 한동안 사용할 수 없도록 강요하는 효과가 있다.

 

북한이 화성포-11라형 미사일에 공중지뢰살포탄을 탑재, 서부전선에서 운용하면 유사시 한·미 연합군이 서울 지역 방어 전력을 이동시키는데 사용할 수도권 내 고속도로, 비행장 등을 일정 기간 마비시킬 수 있다. 한·미 연합군으로서는 군사적 부담이 커지는 셈이다. 이날 공개된 시험발사 장면에선 4연장 발사대를 갖춘 발사차량도 식별됐다. 짧은 시간 내 4발의 미사일을 발사하는 방식으로 파괴력을 높이면서, 한·미 연합군 미사일방어체계의 요격 시도를 연속 발사를 통해 돌파하려는 의도도 함께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미사일총국은 4월 19일 개량된 지상대지상전술탄도미사일 <화성포-11라>형의 전투부위력평가를 위한 시험발사를 진행하였다"고 보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은 앞선 6∼8일에도 ‘화성포-11가’형의 확산탄 탄두 시험발사를 했다. 당시 북한은 축구장 약 9∼10개 규모의 표적지역(12.5~13㏊)을 매우 높은 밀도로 강타했다고 주장했다. 발사 장면은 공개되지 않았다.

 

북한이 핵능력과 더불어 유사시 전쟁수행에 필요한 능력을 강화하는데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번 시험발사에는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인 김정식, 미사일총국장 장창하 외에 인민군 제1군단장 안영환, 제2군단장 주성남, 제4군단장 정명남, 제5군단장 리정국이 참석했다. 야전부대 고위 지휘관들의 참관은 화성포-11라형에 탑재되는 집속탄과 공중지뢰살포탄이 수도권을 위협하는 북한군 전방 부대에서 운용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북한이 대남 무기체계의 파괴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음을 드러낸다는 지적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136㎞ 안팎의 사거리를 고려하면 수도권을 비롯해 평택 미군기지 등 후방 주요 군사시설을 의식한 대남 압박용 성격도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북한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윤민호 통일부 대변인은 “이례적으로 전방부대 군단장이 대거 참석한 점에 주목한다”며 “(지난 2월) 제9차 노동당대회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대남 억제를 위해 방사포들과 전술미사일 등을 증강 배치할 것을 언급한 바 있다”고 말했다. 장도영 합참 공보실장은 “관련 내용을 예의주시하고 있었고 세부 제원은 정밀 분석 중”이라며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명백한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연이은 미사일 도발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우리 정부의 평화정착 노력에 적극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