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군함의 대만해협 통과 직후 중·일 간 군사적 긴장이 높아진 가운데 중국군이 서태평양에 군함을 보내 전투 대비 훈련을 실시했다. 중국 측은 이번 훈련이 정례적인 것이라고 설명하면서도 적대 세력에 대한 억지 효과를 강조했다.
20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쉬청화 중국군 동부전구 대변인은 전날 133함 편대가 요코아테 수로를 통과해 서태평양에서 군사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쉬 대변인은 이번 훈련이 원해 작전 능력을 점검하기 위한 것으로, 연간 계획에 따른 정례 활동이며 특정 국가나 대상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관영 베이징일보가 운영하는 인터넷 매체 ‘창안제즈스’는 요코아테 수로가 중국 해군이 서태평양으로 진입하는 주요 통로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훈련에 투입된 133함은 052D형 유도미사일 구축함 ‘바오터우함’으로, 방공·대함·대잠 능력을 갖춘 중국 해군 주력 전력이다. 중국 군사전문가 장쥔서는 해당 수로가 국제법상 공해 및 비영해 수역을 포함하고 있어 각국 선박과 항공기가 항행·비행의 자유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훈련에 대해 “중국 해군의 해상 전투 능력과 국가 주권 및 해양 권익 수호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악의적 의도를 가진 세력에 대한 억지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본 군함의 대만해협 통과를 거론하며 “점진적 도발을 억제하고 일본 우익 세력에 경고를 보내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일본 해상자위대 구축함 이카즈치는 지난 17일 오전 4시 2분∼오후 5시 50분 대만해협을 통과했다. 중국 외교부와 국방부는 이에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일본 군함의 항행 시점이 1895년 청나라가 시모노세키 조약으로 일본에 대만을 할양한 날짜와 같다는 점을 들어 의도적 도발이라고 주장했다. 중국군이 운영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 ‘쥔정핑’은 “중국에는 벼랑 끝에서 말고삐를 잡는다는 뜻의 ‘현애늑마’(懸崖勒馬)라는 표현이 있다”며 “일본은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고 신중히 행동하며 대만 문제에서의 모험을 중단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만약 끝까지 고집을 부리고 잘못을 바로잡지 않는다면 기다리는 것은 자신이 지른 불에 타죽는 것(引火燒身)”이라고 경고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사설에서 “오늘날의 중국은 (시모노세키 조약을 맺은) 131년 전의 약하고 가난한 나라가 아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중국은 일본 정부가 살상무기 수출 허용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글로벌타임스 사설은 최근 일본 해상자위대 최신예 ‘모가미’형 호위함이 일본 군함으로는 처음으로 2029년 호주에 납품되는 계약이 체결된 것에 대해 “2014년 무기 수출 금지 해제 이후 일본의 가장 눈에 띄는 군사 수출이며, 전후 제약에서 벗어나 재무장을 추진하려는 일본의 가속화된 노력의 핵심 단계”라고 짚었다. 매체는 “일본의 무기 수출 추진은 오래전부터 계획된 체계적이고 법적인 돌파구”라며 “오늘날 일본은 수출이라는 구실 아래 새로운 차원의 대규모 군사 확장을 위한 산업적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자신의 문제를 이웃에게 전가하고 군국주의의 옛길을 걷는 나라는 오직 위험한 영토로 다시 미끄러질 뿐”이라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일본 군국주의 부활의 시험장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