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비알코올성 지방간(NAFLD)이 신장암 발병률을 높이는 핵심 위험 인자로 작용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지방간 있으면 신장암 위험 1.5배…비만 동반 시 ‘치명적’
20일 고려대학교 안산병원에 따르면 박주현 가정의학과 교수는 2009∼2012년까지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20∼39세 한국인 약 560만명을 최대 12년간 추적관찰했다. 그 결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있는 2030세대는 그렇지 않은 이들에 비해 신장암 발생 위험이 약 1.4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간의 정도가 심할수록 위험도는 비례했다. 중등도 지방간은 약 37%, 중증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약 70%까지 신장암 위험을 높이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비만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동반된 경우에는 신장암 발생 위험이 약 2.12배까지 증가했다.
이러한 양상은 연령, 성별, 흡연, 음주 여부와 관계없이 일관되게 나타나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젊은 층의 신장암 발병의 독립적인 위험 인자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소리 없는 암 ‘신장암’, 2030 환자 10년 새 76% 급증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신장암 유병자 수는 약 6만9000명으로, 10년 전보다 2.4배 늘었다. 특히 2030세대 환자는 2013년 1447명에서 2023년 2553명으로 76.4% 증가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신장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침묵의 암’으로 불린다. 종양이 커져 장기를 밀어낼 정도가 되어서야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 때문에 첫 진단 시 환자의 약 30%는 이미 암이 전이된 상태다. 혈뇨가 가장 흔한 증상이지만 이마저도 환자의 60%에서만 나타나며, 전이 부위에 따라 호흡곤란, 두통 등 엉뚱한 증상으로 발견되는 경우도 30%에 달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생활습관 개선이 최선의 치료법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술을 거의 마시지 않아도 간 무게의 5% 이상 지방이 쌓이는 질환이다. 주로 비만, 당뇨, 고지혈증과 동반되지만 급격한 체중 감량이나 호르몬제 복용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연구팀은 지방간이 유발하는 만성 염증, 산화 스트레스, 인슐린 저항성 등이 전신적인 변화를 일으켜 신장암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지방간을 완벽히 치료하는 특효약은 없다. 일부 당뇨 치료제나 항산화제가 보조적으로 쓰이지만 장기적인 효과는 미비하다.
전문가들은 △식이요법과 운동을 통한 적극적인 체중 감량 △초음파 영상 검사 등을 통한 정기검진 △보존제 의존 금지 등을 권고했다.
연구를 진행한 박 교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식습관 개선과 운동 등으로 관리가 가능한 질환”이라며 “조기에 발견하고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젊은 연령층에서 증가하는 신장암 발병 위험을 줄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