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활성화가 이루어지며 코스닥시장 12월 결산 상장사들의 현금배당액이 38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역대 최고치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임기를 마치면서 한국은행에 신현송호가 새롭게 출범했다.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법인보험대리점(GA) 설계사에게 확대 적용하는 1200%룰 도입을 앞두고 보험업계가 앞 다퉈 설계사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신규 GA 설계사를 모집하는 게시글이 넘쳐나면서 불완전판매를 우려한 금융당국이 전반적인 실태 점검에 착수했다.
◆코스피·코스닥 배당금 38조 넘어 역대 최대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시장 12월 결산 상장사들의 현금배당액이 38조원을 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코스피 결산 법인(799사)의 71%(566사)가 현금배당을 한 가운데 총 배당금은 35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30조3000억원) 대비 15.5% 증가한 사상 최고치다. 보통주와 우선주 평균 시가배당률은 각각 2.63%, 3.06%로 집계됐다. 주가 상승으로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국고채 수익률(2.43%)을 상회한 수준이다.
최근 5년간 업종별 평균 시가배당률은 금융(3.70%), 전기·가스(3.67%), 건설(3.36%)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배당법인의 배당성향은 39.83%로 전년(34.74%) 대비 5.09%포인트 증가해 최근 5년 내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지난해 배당 증가세는 정부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밸류업 프로그램)’에 참여한 법인들이 이끌었다. 밸류업 공시법인 314사 중 304사(96.8%)가 배당을 했으며, 배당금은 30조8000억원으로 전체의 87.7%를 차지했다. 고배당 공시법인 255사의 배당금은 22조7000억원으로 전체의 64.9%였으며, 배당성향은 51.60%로 전체 현금배당 법인 평균보다 높았다.
코스닥시장에선 666곳이 총 3조1000억원의 현금배당을 했다. 배당법인 수는 전년(612곳)보다 8.8% 늘었고, 배당금 규모도 전년(2조3130억원) 대비 34.8% 늘어 각각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배당법인의 평균 배당성향은 37.4%, 평균 시가배당률은 2.637%로 각각 최근 5년 내 최고치를 나타냈다. 특히 밸류업 공시법인 315사 중 273사(86.7%)가 고배당 공시를 수행하며 주주환원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떠나는 이창용...청문보고서 채택으로 한은 신현송호 출범
20일 임기를 마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앞으로도 수도권 집중·부동산·고령화 등 한국 경제의 구조개혁 과제에 대해 한은이 목소리를 내줄 것을 당부했다. 국회가 이날 신현송 한은 총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함에 따라 ‘신현송호’ 한은은 큰 공백 없이 출범하게 됐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앞으로도 한은이 교육, 주거, 균형발전, 청년고용, 노인빈곤 등 우리 경제가 당면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장기 과제를 계속 연구해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지난 4년 여러 위기 상황을 관리하면서 다시 한번 깨달은 점은 통화·재정정책만으로 우리 경제의 안정과 성장을 이뤄내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경제구조 변화로 통화·재정정책의 영향력이 약화돼 당면 과제에 대응하기에 한계가 있다며 “4년 전 취임사에서 한은이 ‘통화·금융정책의 울타리를 넘어 국내 최고의 싱크탱크’가 되자고 말씀드렸는데 그 마음은 지금도 같다”고 했다. 이 총재는 취임 후 저출생·고령화, 자율주행택시, 연명의료, 교육, 부동산 등 한국 사회 과제를 다룬 ‘구조개혁 시리즈’를 쏟아냈다.
그는 임기 중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순간으로 비상계엄 이후 대처를 꼽았다. 이 총재는 이임식 후 기자단과 만나 “비상계엄 직후 외신의 연락을 정말 많이 받았다”며 “외신과 인터뷰하면서 헌법재판소가 제대로 작동되면 경제와 정치가 분리될 수 있다는 논리로 대응했고, 이후 직원들에게 관련 보고서를 만들라고 지시해서 잘 작동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주요국 중 가장 먼저 2% 물가안정을 달성한 점, 한국형 포워드 가이던스 도입 등도 성과로 들었다. 그는 아울러 “비기축통화국 중앙은행 총재로서 처음으로 국제결제은행(BIS) 글로벌금융시스템위원회(CGFS) 의장을 맡게 된 것, 지난 20여년간 상승하기만 했던 가계부채 비율을 처음으로 하락세로 이끈 것도 의미 있는 성과”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는 신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보고서를 채택했다. 앞서 재경위는 지난 15일 인사청문회와 17일 회의에서 신 후보자 딸의 국적 신고·불법 여권 논란 등이 불거지자 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았다. 재경위원장인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은 “대내외 경제 상황이 엄중하기 때문에 한은 총재라는 직위의 공백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점은 많은 위원께서 공감하는 부분”이라며 딸 관련 논란을 보고서에 병기하겠다고 밝혔다.
◆1200%룰 앞두고 불완전판매 우려에 금감원 제동
“신입 설계사 정착지원금 지급, 무경력·N잡 지원 가능.”
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대형 법인보험대리점(GA)의 신규 설계사 모집 공고다. 이 업체는 무경력자도 쉽게 부업으로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고액의 정착지원금과 유연한 근무 조건을 전면에 내세웠다. SNS상에는 ‘N잡’이나 ‘부업’, ‘정착지원금’ 등의 해시태그를 달고 신규 GA 설계사를 모집하는 게시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하반기 ‘1200% 룰’ 적용을 앞두고 보험업계가 앞다퉈 설계사 유치 경쟁을 벌이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7월부터 GA 소속 설계사에게 확대 적용되는 1200% 룰은 상품 판매 첫해 받는 시책 수수료와 정착지원금 등 금전적 지원을 월 보험료의 12배 이내로 제한하는 제도다. 보험사들이 제도 개편 전 영업 조직의 덩치를 키우기 위해 거액의 정착지원금을 미끼로 타사 인력을 빼오거나, 위촉 문턱을 낮춰 부업 형태의 인력을 대거 유입시키고 있는 것이다. 무리한 몸집 불리기가 설계사의 질적 하락뿐 아니라 불완전판매 우려로 이어지면서 금융당국은 전반적인 실태 점검에 착수했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등 주요 손해보험사 4곳을 소집해 ‘N잡러 설계사’ 운영 실태 파악을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당국은 약 2만명 규모로 추산되는 부업 형태 설계사들의 실제 계약 체결 건수와 유지율, 정착률 등의 데이터를 집계해 조만간 현황을 공개할 예정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설계사 영입 경쟁으로 조직 규모는 커졌지만 매출 성장세는 인력 증가율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상위 10개 GA 소속 설계사 수는 12만5387명으로 전년 대비 1만3000여명(11.6%)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전체 보험사의 GA 채널 수입보험료는 13조8349억원으로 전년 대비 2.8% 증가하는 데 그쳤다. 고액 정착지원금을 좇는 설계사들의 잦은 이직과 영업 실적 부담이 적은 N잡러 유입이 겹치며 1인당 영업 효율이 저하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생산성 하락은 결국 소비자 피해로 이어진다는 우려가 나온다. 고액의 정착지원금을 받고 이직한 경력 설계사는 통상 2~3년의 계약 기간 내 일정 수준 이상의 실적을 채우지 못하면 지원금을 상환해야 한다. 이 같은 실적 압박은 기존 고객의 보험을 무리하게 해지시키고 새 상품 가입을 유도하는 ‘부당승환’ 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단기 활동 후 쉽게 이탈하는 부업 형태 설계사가 늘면서 담당자가 사라져 계약 관리가 방치되는 문제도 제기된다.
금융당국은 각 사의 실제 설계 건수와 계약 유지율, 정착률 등 세부 지표를 분석하고, 불완전판매 징후가 확인될 경우 추가 제재에 나설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N잡러의 전문성 결여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온 만큼, 계약 유지율과 불완전판매 비율, 설계사 정착률 등 소비자 피해와 직결되는 계량 지표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단순한 외형 팽창을 넘어 GA의 영업 건전성을 수치화해 관리하는 ‘GA 운영위험 평가제도’를 도입하고, 평가 결과에 따라 인센티브나 페널티를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도 자체적인 점검에 나서고 있다. 한국보험대리점협회는 소속 설계사 1000명 이상 대형 GA들을 대상으로 정착지원금 지급 현황과 환수 기준, 내부통제 실태 등에 대한 일제 자율점검에 착수한 상태다. 규제 시행 전 과도한 스카우트와 과당경쟁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