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로리 차베스-디레머 노동장관이 사임했다는 내용을 다룬 추가 외신 3개를 제시해줘.’
구글 웹브라우저 크롬에 내장된 생성형 인공지능(AI) ‘제미나이’ 프롬프트(명령어) 창에서 이처럼 입력하니, AP통신과 블룸버그 그리고 영국 가디언의 같은 소재를 다룬 기사 주소 3개가 나왔다.
AP통신은 디레머 장관이 부하 직원과의 부적절한 관계 등 의혹 속에 사임했다는 사실을 그대로 다뤘고, 블룸버그는 노동부 감사관실의 조사 내용에 초점을 맞춰 해당 사안을 심층 분석했다. 영국 가디언은 이번 사건이 트럼프 행정부와 노동계 등에 미칠 영향을 조명했다. 소재는 같지만 관점이 다른 기사들을 골고루 추천해 이용자가 사안을 다각도로 바라볼 수 있게 했다.
구글이 20일(현지시간) 크롬 브라우저에 AI를 통합한 ‘제미나이 인 크롬’을 선보이면서 이용자의 인터넷 사용 편의성이 더욱 높아졌다. 정보 탐색과 활용뿐만 아니라 보고 있는 내용과 연관된 이메일을 작성하고, 이미지를 변환하는 과정 등에서 제미나이의 도움을 더욱 쉽게 받을 수 있게 됐다.
데스크톱과 iOS 환경에서 우선 제공하며, 안드로이드에서는 스마트폰의 전원 버튼을 길게 눌러 제미나이를 호출할 수 있다.
이번 공개로 별도 탭을 띄워 필요한 텍스트를 일일이 제미나이 명령 입력창에 입력했던 것과 달리, AI가 브라우저를 보는 셈이어서 옆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듯 작업을 실행할 수 있다. 보고 있는 기사에 관한 부차 설명이 필요한지 물으니, 제미나이는 ‘이미 공유한 기사를 파악했다’며 ‘궁금한 사항을 바로 말해달라’고 능숙하게 대응했다. AI가 브라우저의 맥락을 실시간으로 읽고 있음을 보여준 대목이다.
여러 탭에 흩어진 정보를 한데 모아 표로 정리하는 기능은 쇼핑이나 여행 계획 시 유용하다. 여러 사이트의 제품 정보를 한 화면에서 비교하거나, 팀 활동을 위한 아이디어를 모으는 반복적이고 번거로운 과정이 획기적으로 줄어들었다. 이미지 처리 기능도 한 차원 진화했다. 크롬에 탑재한 ‘나노 바나나 2’ 모델로 별도 파일 업로드 없이 브라우저 안에서 이미지를 즉시 변환하고 가상의 이미지도 볼 수 있다.
다만, 한 브라우저 내에서 인터넷 화면과 제미나이 명령어 입력창을 분할한 방식이어서, 화면 내용과 무관한 긴 문서 작성이나 심도 있는 연구가 필요할 때는 기존의 제미나이 전용 탭이 더 편할 수 있다.
특히 AI가 브라우저를 직접 볼 수 있다는 점은 필연적으로 보안과 의존성에 대한 우려를 낳는다. 크롬으로 근무지 시스템을 사용한다면, 아직 공개되지 않아야 하는 내부의 민감한 정보가 노출될 수 있어 사용자가 주의해야 한다. 이에 제미나이는 데이터 익명화 처리로 개인정보를 보호한다고 관련 우려 질문에 답했다. 대화 데이터는 모델 성능 개선을 위해 저장하지만, 특정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는 철저히 제거한 후 학습에 활용한다면서다.
사용자는 자신의 활동 기록 페이지를 통해 대화 내역을 확인하거나 삭제할 수 있는 자기 결정권을 가진다. 데이터 저장을 원치 않는다면 활동 기록 설정을 꺼둘 수 있고, 시스템 응답을 위한 일시적 저장 외에 장기 학습 데이터로는 사용하지 않는다. 기업용 ‘구글 워크스페이스’ 계정 사용자에게는 더욱 엄격한 보안 정책을 적용한다. 기업용 계정의 대화 내용은 기본적으로 모델 학습에 사용하지 않으며, 각 기업의 보안 가이드라인에 따라 철저하게 관리한다.
제미나이는 직접 보안 팁을 건네기도 했다. 미공개 내부 정보나 기밀, 연락처 등을 입력하면 구글 서버로 전송되므로, 민감한 정보는 가급적 입력하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한 보안 수칙이라고 강조했다. 구글은 이번 출시 초기 단계부터 프롬프트 인젝션과 같은 보안 위협을 차단하기 위해 다층적인 보호 체계를 구축했다. 이메일 발송이나 일정 추가처럼 민감한 작업은 반드시 이용자의 최종 확인 절차를 거치도록 설계했다.
구글 관계자는 “연내 더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고 지원 언어와 지역도 계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AI가 브라우저와 결합하면서 우리가 웹을 탐험하고 정보를 소비하는 방식은 이제 이전과는 전혀 다른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