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라면을 만들고, 부모는 그 옆에서 커피를 고른다. 매장 안에서 보내는 시간은 길어졌고, 계산대에 서는 순간은 자연스러워졌다.
단순한 놀이처럼 보이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매출 구조’를 바꾸는 전략이다. 실제 소비 흐름 변화는 데이터로도 확인된다.
21일 대한상공회의소 유통·소비 트렌드 분석에 따르면, 오프라인 매장 선택 기준은 ‘상품 구매’ 중심에서 ‘체험·여가 중심’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역시 관련 보고서에서 서비스 소비 비중 확대와 함께 경험 중심 소비가 내수 구조 변화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가데이터처 통계에서도 서비스·여가 관련 지출 비중이 점진적으로 확대되며, 소비가 ‘물건’에서 ‘시간과 경험’으로 이동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이 변화의 핵심 지표는 ‘체류시간’이다.
유통업계에서는 고객이 매장에 오래 머무를수록 더 많은 경험을 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구매 전환율과 객단가가 함께 상승하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본다.
단순 진열 중심이던 오프라인 매장은 이제 체험·휴식·콘텐츠가 결합된 공간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키자니아다. 키자니아는 오뚜기와 협업해 운영 중인 체험시설을 개편했다. 서울 지점은 쿠킹스쿨 중심으로 참여형 요리 체험을 강화했고, 부산 지점은 ‘라면연구센터’와 ‘쿠킹스쿨’ 공간 전반을 재정비했다. 브랜드 캐릭터를 활용한 공간 연출도 확대했다.
이 같은 전략은 다양한 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
스타벅스는 리저브 매장을 중심으로 커피 추출과 로스팅 과정을 고객이 직접 보고 경험하도록 구성했다. 체험 시간을 늘리면서 프리미엄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삼성전자 역시 체험형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가전, AI 기능을 직접 사용해볼 수 있는 환경을 통해 제품 이해도를 높이고, 체험이 실제 구매 전환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든다.
결국 오프라인 매장의 역할 자체가 바뀌고 있는 셈이다. 과거 ‘상품을 진열하는 공간’이었다면, 지금은 ‘머무르며 경험하는 공간’으로 전환되고 있다.
기업들이 어린이 체험에 집중하는 이유도 분명하다. 어린 시절 경험은 브랜드 인지와 친숙도 형성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이때 형성된 익숙함이 이후 소비 선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단기 매출보다 더 긴 흐름에서 바라본다. 어린 시절의 경험이 쌓여, 결국 특정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선택하는 소비 습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금 오프라인 매장은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닌, 소비자의 시간을 설계하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그 시간의 길이가, 결국 매출을 결정짓는 기준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