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그래도 유동 인구가 많은데 자전거가 튀어나와 있으면 매번 피해 지나가야 해 짜증나고 번거로워요.”
서울 중구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한모(36)씨는 도로 곳곳에 놓인 공유 전기자전거를 보고 한숨을 내쉬면서 “지정된 주차 구역이 있는데도 아무렇게나 세워두는 경우가 많아 불편함이 크다”고 토로했다.
지난 한 해 서울에 접수된 전기자전거 관련 민원이 2만7000건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개인형 이동장치(PM) 이용이 늘면서 추돌 사고나 보행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전동킥보드와 달리 전기자전거는 서울시 조례상 견인 규정이 없어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몇 년 사이 공유 전기자전거 시장 규모는 급격히 커졌다. 2022년 5230대에 불과했던 PM 대여 업체들의 서울지역 전기자전거 운영 대수는 올해 3월 기준 4만8134대로 증가했다. 전동킥보드를 둘러싼 규제가 강화되면서 상대적으로 기준이 느슨한 전기자전거로 서비스 범위를 옮겨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전동킥보드 관련 민원은 2022년 10만478건에서 2023년 14만8595건, 2024년 19만3194건으로 증가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13만8415건으로 감소했다. 안전사고 문제가 반복되며 시가 견인 등 관리에 나선 게 일정 부분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전기자전거는 조례상 근거가 없어 직접적인 견인이 어려운 상태다. 공유 전기자전거는 시가 직접 견인하는 방식이 아니라 운영 업체가 자체 수거하는 구조로 운영된다.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시행령’은 10일 이상 방치된 자전거에 대해서만 이동·보관을 허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지자체가 조례로 별도 규정을 마련하려고 해도 상위법과 충돌 소지가 제기된다. 2023년 10월 시의회에 전기자전거 견인 근거를 마련하는 일부개정조례안이 발의됐지만 아직까지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쏟아지는 민원에 자치구별로 대응책을 마련하려는 움직임도 분주하다. 노원구는 민원 접수 방식을 일원화하기 위해 지역 내 PM 대여 업체들과 함께 ‘공유 모빌리티 통합 신고시스템’을 구축했다. 서초구는 서울 자치구 최초로 전기자전거를 신고 3시간 내에 수거할 수 있는 관리 체계를 마련했다.
이는 ‘도로교통법’에 따라 지자체에서 주정차 위반 전기자전거를 직접 수거할 수 있고, ‘도로법’에 따라 통행·안전 확보를 위해 신속한 조치가 필요한 경우 행정대집행법상 계고 절차를 생략하고 즉시 적치물을 제거하거나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는 점에 근거한다. 두 자치구는 지난해 기준 전기자전거 관련 민원이 상위권을 기록해 관리 필요성이 큰 지역으로 꼽힌다.
최 의원은 “전동킥보드에 이어 전기자전거까지 보행 안전을 위협하고 있지만 제도적 대응은 여전히 공백 상태”라며 “서울시민의 불편을 줄이고 안전한 일상을 지키기 위해 관련 조례와 법령 정비를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