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WGB, 검찰청 폐지 우려

2025년 검사 탄핵소추 지적 서한
부패범죄 韓 대응 약화 우려도
추진단 “입법 과정서 종합 검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반부패기구가 한국에 검찰청 폐지 및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립을 위한 법안 초안 공유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내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검찰에 대한 우리나라 입법부와 행정부의 권한이 지나치다며 검사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 문제를 입법 과정에 고려해달라고도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여권이 추진하던 이른바 ‘검찰 개혁법’에 대한 우려 입장을 한국에 표명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1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OECD 산하 뇌물방지작업반(Working Group of Bribery·WGB)은 최근 홈페이지에 공개한 회의록(summary record)에서 “WGB는 회의 보고서에 명시된 바와 같이, 새로운 검찰청 및 중수청 설립을 위한 법안 초안 작성 과정에서 검찰개혁추진단과 협의할 것을 한국에 제안하는 서한을 보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서한에는 한국 정부가 관련 법률 초안을 실사단과 공유하고, 2026년 6월까지 이 문제에 대한 진행 상황을 WGB에 다시 보고해달라는 요청도 담길 예정”이라고 했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오는 10월 공소청·중수청법 시행과 함께 검찰청은 1948년 출범 이후 78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뉴시스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은 지난해 12월 WGB가 추진단장에게 보낸 서한을 법무부를 통해 전달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해 9월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검찰청 폐지 및 공소청·중수청 신설을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지 3개월 뒤 시점이다.

 

이 서한에는 입법부와 행정부가 개별 사건과 검사들에게 미치는 영향력 등 국내 검찰 제도 전반에 대한 우려 취지가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 장관의 구체적 사건 지휘·감독에 대한 영향력과 행정부의 검찰총장을 비롯한 검사 인사권 문제 개입 우려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청법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법무부 장관이 개별 사건에 대해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WGB는 국회가 검사들을 잇달아 탄핵소추한 것과 관련해서도 “국회가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권을 보유하는 건 검사의 정치적 중립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추진단은 WGB 의장 명의 서한에 공식 답변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추진단 관계자는 “입법 과정에서 서한에 담긴 우려 입장을 종합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와 함께 기소 전담 기구인 공소청과 직접 수사를 담당할 중수청을 공식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은 검사의 보완수사권까지 폐지하는 완전한 수사·기소 분리를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