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시행 이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CU지회와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 간 갈등이 격화하면서 애꿎은 CU 가맹점주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21일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에 따르면 전국 30개 물류센터 중 화물연대 파업으로 봉쇄된 곳은 경기 안성·전남 나주·경남 진주·충북 진천 4곳이다. 이 여파로 전국 약 1만8700개 점포 중 3000개 점포에서 삼각김밥·도시락 등 간편식 상품과 필수의약품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CU 점주들에게는 이날 오전에도 인천 검단 물류센터 등에서 입고 지연이 발생하고 있다는 알림이 전달되기도 했다.
점주 단체는 피해 규모가 훨씬 광범위하며 전국 모든 CU 점포가 직간접적 피해를 입고 있다고 호소한다. 김미연 CU가맹점주연합회장은 “3000개 점포 피해는 회사 측 주장일 뿐”이라며 “노란봉투법을 둘러싼 노사 갈등 속에서 소상공인인 점주들만 새우등 터지고 있다”고 말했다. 점주들은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파업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던 배경이다.
CU가맹점주연합회 측은 피해 규모를 하루 수십억원대로 추산한다. 점포 1곳당 하루 평균 매출을 약 150만원으로 가정할 경우, 입고 지연에 따른 손실이 매출의 10~30% 수준이라는 것이다. 매출에서 간편식품의 비중이 최소 10%라는 점을 고려한 수치다. 김 회장은 “전국 점포에서 매출의 10%만 감소해도 하루 약 28억원, 30% 감소 시에는 최대 84억원까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CU 측은 점포별 매출이 상이해 피해액을 정확히 산정하기도, 물류센터 4곳만 봉쇄된 상황에서 전체 점포가 동일한 수준의 피해를 겪고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CU는 “현재 파업으로 회사와 가맹점주들의 피해가 매우 큰 상황이라 대체 물류 체계를 통해 안정적인 상품 공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점포 운영 정상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빠른 시일 내에 원만한 해결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노조의 권리 주장과 파업 논리가 정당하다고 해도 편의점들이 정상 영업을 못 하게 하는 방식을 동원하면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대학원 교수는 “노조가 ‘노동의 정의’를 주장하려면, 거대 자본과의 대립뿐 아니라 자신보다 더 취약한 이해당사자에 대한 고려도 필요한데, 현재는 그런 사회적 통찰이 부족해 보인다”며 “화물연대 조합원들의 집단행동은 파급효과가 매우 크고, 이번처럼 편의점 점주 등 또 다른 소상공인에게 피해가 전가되는 상황에서 그 정당성이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