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날, 선택이 바뀌었다…건자재 시장 흔든 ‘친환경 전환’ 경쟁

어느새 집 안의 기준이 달라졌다. 벽지 하나, 바닥재 하나를 고를 때도 ‘디자인’이나 ‘가격’보다 먼저 확인하는 것이 있다. 바로 ‘친환경 인증’이다. 이 변화는 이미 소비 지표에서 먼저 나타났다.

 

LX하우시스 제공    

22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가계 소비지출 가운데 음식·숙박 등 서비스 관련 지출 비중은 최근 수년간 꾸준히 확대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역시 “상품 구매보다 체험·여가 중심 소비가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제품 자체보다 ‘가치’를 소비하는 구조로 이동하면서, 환경 영향까지 고려하는 소비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이러한 변화는 더욱 분명해졌다. 지구 환경 보호를 위한 민간운동에서 출발한 이 날은 이제 산업 구조까지 흔드는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흐름은 글로벌 기업부터 먼저 시작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케아다. 이케아는 2030년까지 전체 제품군에 재활용 또는 재생 가능한 소재만 사용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단순한 캠페인이 아닌, 제품 설계 단계부터의 구조적 전환이다.

 

이 변화는 건자재·인테리어 시장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과거 ‘친환경’이 부가 요소였다면, 이제는 제품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국내에서는 LX하우시스가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환경산업기술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6년 3월 말 기준 LX하우시스는 총 46건의 환경성적표지(EPD)를 확보했으며, 이 가운데 저탄소제품 인증은 25건에 이른다.

 

경쟁사 대비 수치 격차도 분명하다. KCC와 KCC글라스가 총 36건, 현대L&C가 26건을 확보한 수준이다. 친환경 인증이 곧 시장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환경성적표지 인증은 제품 전 과정의 탄소 배출량을 수치로 공개하는 제도다. 이 가운데 기준 이하 제품에는 ‘저탄소제품’ 인증이 추가로 부여된다.

 

이 같은 변화는 실제 시장 반응으로 이어지고 있다. LX하우시스의 ‘디아망’ 벽지는 친환경 인증과 디자인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며 판매 확대 흐름으로 이어졌다. ‘엑스컴포트 4.5(지아소리잠)’ 바닥재 역시 생활소음 저감 기능과 함께 저탄소 인증을 앞세워 수요가 늘고 있다.

 

2025년 ESG 보고서에 따르면 LX하우시스 전체 매출 가운데 친환경 인증 제품군 비중은 약 30%에 달했다. 친환경이 ‘부가 옵션’이 아닌 ‘매출 중심축’으로 이동한 것이다.

 

기업들의 변화는 원재료 단계까지 확장되고 있다. LX하우시스는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가구용 필름과 식물 유래 원료 기반 바이오 필름을 선보이며 소재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 인조대리석 ‘하이막스’ 역시 자투리 자재를 재활용한 제품 라인을 통해 유럽 등 해외 시장 수출을 확대 중이다.

 

경쟁사들도 같은 방향이다. 

 

현대L&C는 업사이클 제품 ‘어반 샤드’를 앞세웠고, KCC글라스는 ‘비센티 퍼니처’ 필름으로 친환경 가구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결국 기준을 바꾼 것은 기업이 아닌 소비자였다. ‘무엇을 사느냐’보다 ‘어떤 기준으로 사느냐’가 달라지면서, 기업 전략도 근본적으로 재편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