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소득 1분위 에너지 지출 비중, 5분위 대비 3배 이상 높아…저소득가구, 유가 충격 커”

소득이 낮을수록 에너지 지출 비중이 높아 저소득가구에서 유가 충격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체감될 우려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저소득층 중 기초생활보장 수급을 받지 않는 비수급가구의 에너지 부담이 상대적으로 높아 기초생활보장 수급 여부로 지원을 결정하면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고유가 충격이 장기화할 경우 여름철 저소득층의 주거광열비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만큼 가구특성별 에너지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런 내용을 담은 ‘중동 전쟁 대응 태스크포스(TF) 긴급 현안자료’를 22일 공개했다. KDI는 2월 말 중동전쟁이 발생한 뒤 대응 TF를 꾸린 뒤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KDI에 따르면 에너지 지출(주거광열비+운송용 연료비)은 소득이 낮을수록 지출 비중이 높아지는 역진적 구조가 확인된다. 데이터처의 가계동향조사(2022~2025년) 분석 결과, 소득 하위 20%(소득 1분위)의 경상소득 대비 에너지 지출 비중은 5분위 대비 3배 이상 높았다.

 

취약계층 중 기초생활보장을 받지 못하는 비수급가구의 에너지 부담이 오히려 더 높은 특성을 보였다. 이는 1·2분위 비수급가구에서 경제활동참여 비중이 수급가구 대비 높아 운송용 연료비가 높게 나타나는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KDI는 이에 “기초생활보장 수급 여부에 따른 차등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짚었다. 업종·직종별로는 농업·운수창고업 단순노무 종사가구가 유가 충격에 더 크게 노출됐다.

 

KDI는 여름철에 저소득층의 주거광열비 비중 증가가 두드러진다면서 고유가가 장기화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두바이유 가격과 에너지 지출 비중의 관계를 여름철(3분기)에 한정해 분석한 결과, 주거광열비 비중은 1분위에서 운송용 연료비 비중은 2·3분위에서 5분위보다 유의미하게 높게 나타났다. KDI는 “고유가 피해 지원의 사각지대를 보완하고, 가구특성별 에너지 지원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면서 “여름철 저소득층의 주거광열비 부담 증가를 감안해 그냥드림센터를 통한 폭염대비 생활필수품 지원, 폭염 특보 연동 긴급에너지지원 방안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정부가 유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시행한 석유 최고가격제가 3월 소비자물가를 최대 0.8%포인트 낮추는 효과를 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유사 공급가격 상한을 직접 규제하는 최고가격제는 3월 소비자물가를 0.4~0.8%포인트 낮춘 것으로 파악됐다. 주유소 판매가격이 해당 주 국제유가에만 영향을 받는 것으로 가정할 경우 0.8%포인트, 시차가 존재한다고 가정할 경우 0.4%포인트 인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최고가격제(1차) 시행으로 인해 3월 4주차 소비자가 누리는 가격 인하 효과는 보통휘발유 리터당 약 460원, 자동차용 경유 916원, 실내등유 552원으로 추정됐다. 4월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유류세 인하의 효과는 대략 0.2%포인트로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