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러시아가 치안 분야 협력을 논의했다. 북·러 협력이 기존 군사·외교 분야를 넘어 내무 영역으로까지 확대되는 모습이다.
조선중앙통신은 22일 방북 중인 블라디미르 콜로콜체프 러시아 내무장관이 방두섭 사회안전상과 지난 21일 평양의사당에서 회담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내무부와 북한의 사회안전성은 각국에서 치안 유지를 담당하는 기관이다. 통신에 따르면 김성남 사회안전성 부상, 블라디미르 토페하 주북 러시아 임시대사대리 등도 회담에 배석했다.
통신은 회담에서 “두 나라 안전 및 내무기관들이 법집행 분야에서 이룩한 성과와 경험들을 호상(상호) 교환했다”며 “교류와 협력을 확대 발전시키기 위한 문제들이 심도있게 토의됐다”고 전했다. 통신에서는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이리나 볼크 러시아 내무부 대변인은 텔레그램에서 “양측은 서로 관심이 있는 물적·기술적 지원, 공공질서 유지, 이주 문제, 인력 양성, 수도 치안 부서 간의 교류 등 여러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고 언급했다. 볼크 대변인은 “현대사회 주요 문제 중 하나로 마약 및 향정신성 물질의 불법 유통이 지적됐다”며 “콜로콜체프 장관은 관련 기관 간 마약 밀수 가능성과 관련 인물에 대한 사전 정보 교환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북한 사회안전성과 러시아 내무부는 이날 2026∼2027년 대표단 교류 계획서도 체결했다. 북러 간 협력관계가 긴밀해지면서 양국 간 민간 교류를 확대되는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특히 북한과 러시아를 잇는 두만강 자동차 교량이 오는 6월 완공을 앞뒀다. 양국 인적교류가 더욱 활발해지면 탈북민이 늘고, 밀수 범죄가 성행하는 등 치안 분야 협력 필요성이 더 커질 수 있다. 볼크 대변인에 따르면 콜로콜체프 장관은 경찰 조직의 창설과 운영 과정에서 러시아가 축적한 경험을 북한에 공유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북한이 최근 도입을 추진 중인 경찰 제도와 관련해 협조하겠다는 의향을 드러낸 발언으로 해석된다.
치안 분야 외에도 북한과 러시아의 고위급 인사교류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오는 27일은 북한이 주장하는 ‘쿠르스크 해방 1주년’으로 북한의 러시아 파병군 추모 기념관 준공식이 열릴 예정이다. 콜로콜체프 장관이 회담에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격전지인 쿠르스크에 북한이 파병한 데 감사를 표한 만큼, 러시아 군사 분야 고위급 인사가 북한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내달 9일 러시아의 전승절(2차 세계대전 승전일)을 앞두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방러 가능성도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