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 행정통합 첫 단추부터 ‘삐걱’

특별시 출범까지 두 달 남았는데
시청사·의회 위치 놓고 ‘기싸움’
광주, 본회의장 확장 강행 나서자
전남 “협의 없는 선행조치” 반발
재정적 지원 두고도 갈등 격화

전남·광주 통합 특별시 출범이 불과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통합 시청사와 의회의 소재지를 둘러싼 지역 간 기싸움이 위험 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특히 통합 의회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광주시의회의 ‘본회의장 확장’ 움직임에 전남도의회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서면서 행정통합의 첫 단추부터 어긋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김태균 전남도의회 의장은 21일 열린 임시회 본회의 개회사를 통해 통합 시청사와 의회 위치 결정을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된다고 못 박았다. 김 의장은 “통합의 첫 단추인 주청사와 통합 의회 위치는 반드시 7월1일 출범 이전에 방향과 원칙이 명확히 정리돼야 한다”며 집행부의 조속한 결단을 촉구했다.

 

특히 통합특별법상 무안·광주·동부(순천) 3개 청사를 균형 있게 운영하도록 명시된 점을 들어, 각 실·국의 배치 기준과 기능을 구체화하는 실행계획 마련을 강조했다.

 

통합 의회 소재지를 둘러싼 갈등은 시설 공사 문제로 번졌다. 박문옥 전남도의원은 이날 5분 자유발언을 통해 광주시의회의 본회의장 리모델링 추진을 “유리한 고지 선점을 위한 일방적 행태”라고 규정하며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현재 광주시의회는 통합 의회 개최를 염두에 두고 예비비 8억원을 투입해 본회의장 확장 공사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본회의장 면적을 보면 광주시의회가 120㎡가량 넓어 통합 의회 회의장으로 적절하다는 입장이다.

 

박 의원은 “전남도의회와 협의 없는 선행 조치는 결국 중복 투자와 예산 낭비로 이어져 시·도민의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의회 관계자는 “석 달 후면 통합 의회 임시회가 열리는데, 광주시의회에서도 개최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에 대비해 통합의원 수에 맞춘 본회의장 좌석 확보에 필요한 설계 용역 예산이라도 확보해야 된다는 차원에서 사전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행정적 갈등뿐만 아니라 재정적 압박을 둘러싼 진실 공방도 뜨겁다. 기획예산처는 통합 관련 국고 지원이 전액 삭감됐다는 세계일보 보도에 대해 지방채 인수나 지방재정교부세·교부금 증액 등의 방식으로 통합 비용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기획처에 따르면 정부는 통합 초기 필수 소요를 지원하기 위해 이번 추경에 지방채 인수 방식으로 1000억원을 반영했다. 또한 통합특별시 출범 이후 내년 예산부터 연간 최대 5조원, 4년간 총 20조원 규모의 재정 인센티브를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남도의 입장은 차갑다. 도 관계자는 “지방채 인수 방식은 시·도가 발행한 채권의 이자율 일부를 보전해 주는 것에 불과하다”며 “통합의 연착륙을 위해서는 생색내기식 지원이 아닌 실질적인 국고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출범 전 명확한 로드맵이 제시되지 않는다면 통합 초기부터 극심한 행정 마비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