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 달려와 ‘소년원 스승’ 결혼식 축하

“힘들 때 선생님 말씀 버팀목 돼”
이승광 교사에 감사 전한 제자
“선생님, 진짜 축하드려요. 방해될까 봐 뒤에 있었어요.” “방해라니! 어떻게 여기까지 왔어?”

지난 19일 전남 순천시 예식장에서 열린 전주송천중고등학교(전주소년원) 소속 이승광(37) 교사 결혼식(사진)에 앳된 모습의 한 청년이 다가왔다. 그는 이 교사의 옛 제자인 김모(19)씨로 스승에게 결혼을 축하하고 소년원 수용 시절 배움에 대한 감사를 전하기 위해 경기 평택에서 순천까지 300㎞가 넘는 먼 길을 달려왔다.

 

김씨는 혹시라도 결혼식에 늦을까 봐 대중교통을 다섯 번이나 갈아타고 하루 전 미리 도착했으며, 식장에서는 자신의 과거가 누가 될지 우려해 조용히 맨 뒤에서 지켜봤다. 멀리서 스승의 입장을 바라보며 눈시울을 붉히던 그는 식이 끝날 무렵 조심스럽게 다가가 축하 인사를 건넸다. 스승은 곧장 제자에게 다가와 두 손을 부여잡았고, 두 사람은 말없이 서로를 끌어안았다.

 

김씨는 어린 시절 가난과 가정폭력 속에서 방황하다 소년원에 들어왔고 “우리 같은 애들은 안 된다”며 마음을 닫고 있었다. 그러나 담임교사였던 이 교사의 꾸준한 격려 속에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너도 할 수 있다”는 말 한마디가 그의 삶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김씨는 소년원에서 20점대에 머물던 성적을 90점대로 끌어올리며 4곳이나 되는 대학에 동시에 합격했다. 김씨는 “정말 힘들 때 선생님의 말씀이 버팀목이 됐다”고 감사해 했다.